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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 구속 사업가 강종현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 측에
빗썸 지하주차장서 전달＂ 진술

서울남부지검은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홀딩스의 이상준 대표 측이 '상장피(fee)'로 현금 50억여 원을 받았다는 정황과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상장피'는 가상 화폐 거래소가 코인 상장을 해주는 대가로 받는 불법 수수료를 말한다. 빗썸은 국내 2위 가상 화폐 거래소로, 전체 코인 거래량의 5.6%가 빗썸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채희만)는 사업가 강종현(구속 기소)씨에게서 "2021년 말~2022년 초 특정 코인들을 빗썸에 상장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50억여 원을 이상준 대표의 지인을 통해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고 한다.

빗썸 지분을 차명 보유한 의혹이 있는 강씨는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있다. 강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사용처가 불투명한 현금 50억여 원이 드러났는데, 검찰이 이 부분을 추궁하자 강씨는 '상장피'로 이 대표 측에 줬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강씨는 자신은 이상준 대표와 직접 친분이 없었다면서 이 대표와 가까운 프로골퍼 안모씨를 통해 코인 상장 청탁과 현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번에 십수억원씩 4~5차례에 걸쳐 안씨에게 총 50억여 원을 줬으며, 한 차례만 제외하고 모두 빗썸 건물의 지하주차장에서 돈을 건넸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강씨는 그때마다 그 내용을 기록해뒀고 검찰도 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코인 발행 업체 등으로부터 "빗썸에 (우리가 발행한) 코인들이 상장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 대표 측에 50억여 원을 전달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씨는 강씨에게 돈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돈을 이 대표에게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 생활비 등 명목으로 자신이 그 돈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상준 대표도 자신은 코인 상장 청탁이나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다고 한다.

검찰은 자금 명목과 액수, 전달 장소와 상황 등을 종합해 이 대표와 안씨가 공모해 50억여 원을 불법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배임수재,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코인 발행 업체 A사에 차명으로 투자한 뒤 이 업체가 발행한 코인을 빗썸에 상장시켰다는 의혹도 검찰이 수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안씨에 대해 배임수재,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계획적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다"는 등의 사유로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10일 이 대표의 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한 뒤 이 대표를 수차례 소환 조사하는 등 수개월째 빗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이다. 기고자 :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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