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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통신연구원 개발

수퍼컴퓨터 핵심 기술인 '가속기용 칩'을 국내 연구진이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수퍼컴퓨터의 계산을 빠르게 해주는 '가속기용 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명칭은 'K-AB21'이고, 가로 77㎜ 세로 67㎜ 크기다. 이 가속기 칩은 8테라플롭스(1테라플롭스는 1초에 1조번 연산) 성능을 가지며, 약 10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이번에 ETRI가 자체 개발한 가속기 칩은 정확한 과학 계산이나 공학 시뮬레이션을 다루는 초고성능 수퍼컴을 위한 것이다. ETRI는 "인공지능(AI)용으로 저(低)정밀도 연산에 초점을 맞춘 범용 가속기와 달리 이번 가속기는 고정밀도 연산에 특화됐다"며 "일종의 수퍼컴에 특화된 GPU(그래픽 처리 장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TRI 가속기는 12나노(10억분의 1) 공정으로 제작됐고, 같은 공정의 엔비디아 GPU(V100)보다는 성능이 앞선다.

연구진은 이번 가속기 개발을 통해 한국이 세계 5번째 수퍼컴 제조국으로 올라설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초고성능 수퍼컴은 중앙 처리 장치(CPU), 가속기 칩, 저장 장치 등 여러 요소로 구성되는데 핵심으로 꼽히는 가속기 칩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현재 수퍼컴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4곳이다. ETRI 관계자는 "CPU만 개발한다면 국산 수퍼컴을 구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며 "외국산에 의존해온 수퍼컴 시스템의 기술 독립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ETRI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외 특허 29건을 출원했고 기술 이전 3건 등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ETRI는 내년 상반기 고성능 컴퓨팅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실증을 추진하고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로봇, 클라우드 등 관련 업체에 기술 이전을 한다는 계획이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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