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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요금제보다 7000원 저렴… 26일부터 만 19~34세 대상 시행

서울 청년들은 월 5만8000원에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6만5000원에 서울 지하철과 버스, 공공 자전거인 '따릉이'를 한 달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정기권이다.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43만장이 팔렸다.

서울시는 오는 26일부터 기존 요금제보다 7000원 싼 월 5만8000원 기후동행카드 청년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용 대상은 만 19~34세 청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층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기후동행카드 이용 금액을 낮췄다"며 "대학생과 직장 초년생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역이나 편의점에서 실물 카드를 구입하거나 스마트폰 앱에서 발급받아 쓸 수 있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실물 카드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마다 내놓기 무섭게 팔려 나간다"고 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기후동행카드 삽니다' 등 웃돈을 주고서라도 기후동행카드를 사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기후동행카드 실물 카드는 한 장에 3000원인데 그 3배가 넘는 1만원에 산다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대학생 박현욱(26)씨는 "중고 거래로 실물 카드를 '득템(구입)' 하려고 알아봤지만 사고 싶다는 사람만 있고 팔겠다는 사람은 없어서 한 달째 못 사고 있다"고 했다.

실물 카드 부족 현상의 최대 피해자는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제조사 애플의 근거리 통신 기술(NFC) 보안 정책에 따라 스마트폰 앱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실물 카드만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고 목돈을 들여 '기후동행카드용' 휴대전화를 추가로 개통하는 사람도 생겼다. 아이폰을 쓰고 있는 직장인 임고은(36)씨는 이달 초 15만원을 주고 중고 갤럭시 휴대전화를 샀다. 임씨는 "지난달부터 편의점 10곳과 지하철역 5곳을 돌며 실물 카드를 사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며 "한 달에 10만원 가까이 교통비를 쓰는데 기후동행카드로 4만원 정도 절약하면 금방 중고 휴대폰 가격을 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애플의 보안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스마트폰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없다"며 "실물 카드를 더 발주해 22일부터 15만 장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년 7월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 4명 중 1명(23%)이 아이폰 사용자다. 하지만 청년층인 18~29세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아이폰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 요금제가 도입되고 3월 개학까지 하면 실물 카드 전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진성 기자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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