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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기·승·전·감시정찰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前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발행일 : 2024.02.02 / 여론/독자 A2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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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미 동맹을 개선하며, 한국의 우주력(space power)을 키우기 위해선 감시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필자가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북한의 거듭된 도발을 접하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던 단어는 '기-승-전-감'이다. 대한민국 안보의 기승전결(起承轉結)은 '기-승-전-감(監)', 즉 감시정찰 능력 강화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고정 발사대가 아니라 불특정 장소의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갑자기 핵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할 때, 이를 저지하거나 방어하기 위해선 실시간 감시정찰 능력과 타격 및 요격 능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감시정찰 능력은 전장(戰場)에서 눈과 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육·해·공·우주 감시정찰 장비를 통해 타격 정보를 신속히 획득해야 정밀한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한미 동맹의 대북 감시정찰 능력은 북한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 그런데 한국만 떼어놓고 보면 감시정찰 능력의 대미 의존도가 높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동맹을 경시하는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한국의 자체 역량은 꼭 필요하다.

    한발씩 양쪽에 묶고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이인삼각(二人三脚) 경주를 어른과 아이가 한 팀을 이뤄서 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세계 6위 수준의 군사 강국이지만 수준 높은 자체 감시정찰 능력이 있어야 세계 1위의 군사 대국인 미국과 함께 작전할 수 있고, 동맹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 대미 협상력도 올라간다.

    그리고 감시정찰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은 우주공간과 관련된 모든 역량, 즉 '우주력'을 증대하는 효과가 있다. 감시정찰은 육·해군 레이더나 유무인 정찰기로도 가능하지만, 역시 위성 능력이 핵심이다. '우주 안보' 차원의 우주력은 위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적의 위협을 판단하고 군사력 건설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주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로켓을 발사하고 위성을 운영하며 탐사선까지 보내게 되면 경제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우주개발'이 폭발적 탄력을 받게 된다.

    우리는 작년 12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정찰위성 1호기를 실어 발사한 데 이어, 12월 4일에는 우리 군이 개발한 고체 추진 발사체를 이용해 초소형 SAR(개구형 레이더: 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 투입에 성공하였다. 2025년까지 정찰위성을 총 5기 발사하고, 2027년까지 (국방부와 과기부가 협력해) 전천후 초소형 SAR 위성을 32기 정도 쏘아 올릴 수 있다면 약 20분 간격으로 북한 전 지역을 정찰할 수 있다. 여기에 무인기(UAV) 등 추가 자산을 확보하면 우리의 감시정찰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미국 우주 안보 정책의 중요한 비전은 미국과 동맹국의 우주 자산을 연동시킨 우주 네트워크 구축이다. 우주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우주에 있는 위성 자산과 지구에 있는 미사일을 포함한 육·해·공 무기체계가 실시간 초연결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한미 동맹이 완벽한 '미래전(未來戰)'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해 '초토화' 운운하면서 전쟁을 위협하지만, 작년 11월에 (해상도가 낮은) 첫 정찰위성을 쏘아 올린 초보적 감시정찰 능력으로 (국지도발은 가능해도) 한미 동맹을 상대로 본격적인 전쟁을 벌이긴 쉽지 않다. 그러나 북한도 이제 감시정찰 능력 구축 작업을 시작했으므로, 우리는 압도적 경제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이뤄내야 한다.

    작년 12월 국방혁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감시정찰 능력을 포함한 우주력 증강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총체적인 역량을 점검하고 민관 협력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방부와 과기부가 '기-승-전-감(監)'을 기반으로 합심하고 협력해 나갈 때 '우주안보'와 '우주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기고자 :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前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201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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