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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베네치아 뒤덮는 한국의 근현대 걸작들

    허윤희 기자

    발행일 : 2024.02.02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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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 회화 거장들 전시 잇따라

    올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유서 깊은 고택과 수도원이 한국 미술로 뒤덮인다. 오는 4월 시작되는 세계 최고(最古)·최대 미술 축제 베네치아 비엔날레 기간, 유영국·이성자·이배 등 한국 근현대 회화 거장들의 특별전이 도시 곳곳에서 열려 'K미술'의 정수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베네치아는 국제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 한국 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저력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

    ◇유럽서 처음 소개하는 K추상 선구자

    가장 주목되는 전시로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 개인전이 꼽힌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협업한 건축물인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 건물의 3개 층에서 열리는 '유영국: 무한 세계로의 여정'이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재단이 공식 선정한 병행 전시로, 유럽에서 개최되는 유영국의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형·색·면으로 우주의 질서를 표현한 유영국은 고향 울진의 높은 산과 깊은 바다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회화로 표현하면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이중섭이나 김환기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최근 급부상해 지난해 미국 뉴욕 페이스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이 열린 데 이어 유럽의 심장인 베네치아까지 진출하게 됐다.

    전시 기획을 맡은 김인혜 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은 "한국의 단색화 세대 이전에 서양 회화의 언어를 쓰면서 한국의 숭엄한 자연을 신비한 에너지로 표현하고 강렬한 원색을 과감히 병치한 작가가 있었다는 걸 서구 관람객에게 제시하는 자리"라며 "유영국이 한국의 자연에 몰두하며 작품 활동의 절정기를 이룬 1960~1970년대 작품을 대거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던 화가 이성자(1918~2009) 개인전도 기대를 모은다. 베네치아 아르테노바에서 열리는 '이성자: 지구 저편으로'는 동양의 철학인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서양 기법을 녹여내며 자신만의 세계를 일군 화가를 조명한다. 세 아들을 두고 홀로 떠난 파리에서 작업에 몰두한 그는 생전 "내가 붓질을 한 번 하면서, 이건 내가 우리 아이들 밥 한 술 떠먹이는 것이고, 이건 우리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라고 여기며 그렸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던 바르토메우 마리가 기획을 맡아 대표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30주년 맞은 한국관·광주비엔날레 특별전도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건립된 지 30주년을 맞아 성대한 특별 전시도 열린다. 12세기 중세 건축물인 베네치아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리는 '모든 섬은 산이다' 특별전은 역대 한국관 작가 38명(팀)의 개별 작업을 당시 전시작부터 신작까지 총망라해 80여 점을 펼친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전시명은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는 것으로, 한국관 건립의 산파 역할을 한 고(故) 백남준의 예술 철학에 상상력을 더해 고립된 개인과 분열된 사회를 연결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주려 한다"고 했다.

    광주비엔날레 30주년 기념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 우리가 되는 곳'도 공식 병행 전시로 선정됐다. 일 지아르디노 비안코 아트스페이스에서 비엔날레 30년을 빛낸 주요 작품과 기록을 엄선해 전시한다. 제1회 출품작인 백남준의 '고인돌'을 전시하고, 김실비·김아영·전소정 등 여성 작가 세 명을 소개한다.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심장부에 초대형 조각을 세웠던 '숯의 화가' 이배(68) 개인전도 열린다. 빌모트 재단에서 열리는 '달집 태우기'는 우리나라 전통 의례 중 하나인 달집 태우기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와 탐구를 보여준다.

    ◇한국관 작가는 구정아

    올해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주인공은 설치미술가 구정아(57)다. 개인전 '구정아-오도라마 시티'를 통해 향기, 기억 등을 활용한 한반도의 무형적 지도를 전 세계 관객과 함께 그릴 계획이다. 본전시에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과 이강승(46)이 참여한다. 김윤신은 나무와 돌 등 자연 재료를 톱으로 다듬어 재료의 속성을 최대한 드러내는 조각가다. 올해 국제갤러리, 미국계 리만머핀 갤러리와 공동 소속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며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한국의 미켈란젤로' 이쾌대(1913~1965)와 월전 장우성(1912~2005) 작품도 본전시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홈페이지(labiennale.org/en/art2024)에서 예매. 성인 기준 25.5유로(약 3만7000원).

    [표]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미술 전시
    기고자 :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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