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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버틀러 지음 | 윤철희 옮김 | 에포크 | 704쪽 | 4만원

로버트 드니로는 권투 챔피언 제이크 라모타 일대기 '분노의 주먹'(1980) 출연 전, 그의 말과 행동을 배워 포크 잡는 법까지 체화하고 그의 이를 부러뜨릴 만큼 권투 실력을 키우는 데 1년을 보냈다. 근육량을 6.8㎏ 늘리고 얼굴에 보철물을 끼웠으며, 은퇴 뒤 코미디언이 된 라모타를 연기할 땐 체중을 27㎏ 불려 고혈압에 걸렸다. 이 영화와 드니로의 연기는 이제 전설이 됐다.

저자는 '메소드'가 단순한 연기론이 아니라, 모더니즘 건축이나 추상미술 같은 예술 운동이자 위대한 사상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는 것.

제정 러시아의 배우·연출가 스타니슬랍스키가 당대 연기법을 갈아 엎고 정립한 새로운 연기론 '시스템'은 미국 브로드웨이로 건너가 '메소드'로 발전했고, 이후 할리우드의 주류가 된다. 러시아 혁명의 혼란 속에 잉태되고 성장한 씨앗이 세계 공연 예술과 영화 산업을 영원히 변화시킨 것이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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