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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도 단체에 질서 비용 청구
밀레이 ＂필요하면 군 병력 투입＂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취임 후 나흘 만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집회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거리와 도로를 막고 통행을 방해하는 집회는 경우에 따라 군 병력까지 투입해 질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주최 측에 질서 유지 비용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아이들을 동원한 집회 참여는 제한키로 했다.

밀레이 정부의 파트리시아 불리치 신임 치안 장관은 14일(현지 시각) 회견을 통해 "거리와 도로, 교량을 막고 진행하는 집회와 시위에 대해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 집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 경찰과 공항 경찰대를 비롯한 치안 담당 기관 네 곳이 차량 통행 등을 방해하는 시위에 적극 개입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선 군 병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약을 마련했다"고 했다. 또 불법 집회와 시위의 경우 이를 주최한 단체·기관에 질서 유지 비용을 청구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을 집회에 동원할 경우엔 보호자에게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구체적 제재 방안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직전까지 집권했던 좌파 페로니즘(대중영합주의) 정치권과 노조, 시민 단체 등은 "위헌적이며 도발적인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아르헨티나 노동당은 회견을 열어 "명백한 도발이자 국민을 향한 전쟁 선포"라며 시민 사회 단체와 함께 오는 20일 전국 각지에서 5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군중 집회와 거리 행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취임한 밀레이는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2015~2019년)에서 치안 장관을 지낸 불리치를 다시 치안 장관에 기용했다. 평소 시위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온 불리치는 지난 10월 중도 우파 야권을 대표해 대선 본선에 출마, 3위를 기록했고, 지난달 19일 결선투표에서 밀레이를 지지했다.

밀레이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부처 18개를 9개로 통폐합하는 등 빠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루이스 카푸토 신임 경제부 장관은 지난 12일 '경제 비상 조치 패키지'를 통해 페소화의 실제 가치를 반영해 환율을 달러당 400페소에서 800페소로 조정(페소화 가치를 절반으로 평가절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선 항공권 가격은 50~100%,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연료 가격은 37% 인상되는 등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라나시온 등이 14일 보도했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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