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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레터] 佛 색소폰 회사의 주35시간 이용법

    손진석 위클리비즈 편집장

    발행일 : 2023.11.17 / W-BIZ B1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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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시간제 하면 프랑스의 주 35시간제가 가장 유명할 겁니다. 시행한 지 20년이 넘어 정착됐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유연하게 바꾸자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되기 때문이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올 초 의료진에 대해서도 35시간제가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파리 특파원으로 일하던 시절 '미스터 35시간'으로 불리는 이브 바루씨를 만난 적 있습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노동부 국장으로 재직할 때 35시간제를 설계한 주역이었습니다. 그런 바루씨도 "35시간제를 모든 일터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무리"라고 했습니다. 그는 유서 깊은 색소폰 제조 회사 셀메르를 모범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색소폰이 많이 팔린다는 점을 감안해 이 회사는 9월부터 12월 사이는 주당 42시간, 수요가 적은 상반기에는 32시간 일한다는 겁니다.

    바루씨는 "짧게 일하고 싶거든 남녀의 근로시간이 거의 같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남편과 아내가 35시간씩 일하는 프랑스 부부와, 아내가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남편이 50시간 일하는 아시아 국가 부부를 예로 들었습니다. 이런 경우 서로 다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35시간 대 50시간'만 눈여겨보면 곤란하다는 게 바루씨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일을 적게 하는 게 좋다고요? 유럽의 평균 근로시간이 짧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숨은 그림'도 봐야 합니다. 2021년 EU 통계 기구 조사에 따르면, 파트타임 근로자 가운데 수입을 늘리기 위해 더 오래 일하고 싶지만 그런 선택이 막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에서 절반이 넘고, 프랑스도 3분의 1에 가깝습니다. 경기가 나쁘고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치중하니까 반강제로 짧게 일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거죠.

    윤석열 정부가 52시간 근무제를 일부에 한해 유연하게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우리 현실에 맞는 현명한 답을 찾기를 기대합니다.
    기고자 : 손진석 위클리비즈 편집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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