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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진법 기술 적용, 1000배 이상 초절전·고성능 반도체칩 개발 중

    조성경 객원기자

    발행일 : 2023.11.17 / 경제 B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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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넬

    혜성처럼 등장한 챗GPT는 일상적인 대화뿐만 아니라 공학적, 문학적, 철학적 문제에 관해서도 막힘없이 답해주는 놀라운 능력으로 충격을 선사했다. 더욱이 대중들에게 '인공지능'이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이처럼 세계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기술로 인해 초거대 AI시대를 맞이하면서 반도체칩의 높은 연산 능력을 요구하게 됐다. 이를 위해 엄청난 전력을 써야 하다 보니 발열이나 배터리 문제가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최신 모델인 챗GPT-4의 하루 평균 전력 소비량만 해도 미국 가정 4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터넬(대표 김경록)이 나섰다. AI반도체 설계 기업인 터넬은 초저전력으로 신속하게 연산할 수 있는 반도체칩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되면 기존 반도체 대비 약 1000배 이상의 초절전-고성능 효율을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

    터넬이 제시하고 있는 기술의 핵심은 3진법이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0 또는 1만으로 이뤄지는 2진법의 영역에서 다뤄졌다. 터넬은 3진법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반도체 체계를 최적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터넬이 지향하고 있는 기술은 저전력, 고효율이다. 기존 2진법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설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인공지능 반도체 체계를 3진법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방식을 연구하게 되었다. 3진법을 활용하면 2진법에 비해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이 줄어 계산속도는 빨라지고 그만큼 소비전력은 줄어들게 된다. 이는 반도체칩 소형화로 이어지게 된다."

    김경록 대표는 3진법을 기반으로 꺼진 상태, 즉 오프(OFF)상태 수준의 매우 낮은 누설전류를 활용해 기존 2진법 반도체 대비 1000분의 1 수준으로 동적ㆍ정적 소모 전력 모두를 혁신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반드시 낮은 전력만을 소모해야 하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센서와 같은 사물인터넷(IoT) 환경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터넬은 대표개발 소자인 3진법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상용 파운드리를 통해 제작ㆍ검증했고, 이를 2019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일렉트로닉스)' 지에 게재하며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터넬의 3진법 반도체가 간단한 공정 변경만으로 기존 파운드리를 활용해 양산할 수 있다는 사실도 삼성전자와 DB하이텍을 통해 검증됐다. 다시 말해 터넬은 기존 상용 파운드리를 통해 3진법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AI 반도체용 제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터넬의 3진법 반도체가 상용화되면 자율주행 자동차 제조사의 고민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 2진법 반도체는 현재 크기에서 칩을 늘리지 않는 이상,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집적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우리가 상상하는 AI 자율주행 자동차를 구현하기 위해 2진법 반도체를 사용하게 되면 자동차 트렁크를 가득 채우는 수준의 장비가 요구된다. 하지만 터넬의 기술이 상용화되면 손바닥 크기의 하드웨어 하나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현재 파운드리에서 진행되는 28나노급(10억분의 1m) 공정에서 반도체를 구현한 터넬은 약 1조 7600억 개 수준의 인공신경망 파라미터를 가진 챗GPT-4를 넘어, 인간의 뇌 신경망 속 시냅스처럼 100조 개 이상의 정보(페타스케일) 처리를 여권 사진보다 작은 3㎝X3㎝ 크기의 반도체칩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터넬 측은 이러한 반도체칩을 적어도 2025년도에는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터넬의 김경록 대표는 "지금까지의 사물인터넷 기술이 단순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3진법 반도체는 모든 전자기기가 인공지능을 갖추고 상호 연결되는 시대를 열 것"이라며 "터넬의 원천기술은 전력밀도를 낮추면서도 정보량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술이고 AI반도체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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