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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브로커 골프모임엔 경찰 간부·군수·업자 있었다"

    이세영 기자 이민준 기자

    발행일 : 2023.11.17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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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광주·전남 브로커' 관련 진술 확보… 15명 안팎 수사선상

    광주·전남의 '사건 브로커' 성모(62)씨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성씨가 경찰 고위 간부, 군수, 건설업자 등 10여 명이 멤버인 골프 모임을 유지하며 사건 무마 등의 민원을 해결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이미 입건된 전·현직 경찰 간부, 검찰 수사관 등 5명을 포함하면 15명 안팎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사건은 검찰이 작년 말 코인업자 탁모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왔다고 한다. 앞서 탁씨는 2021년부터 코인 투자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성씨가 2020~2021년 탁씨에게 18억5400만원을 받고 경찰 간부와 검찰 수사관을 상대로 수사 무마 로비를 한 혐의를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탁씨에 대한 경찰 단계 수사가 지체된 정황도 있었다고 한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호)는 지난 8월 성씨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지난 10월 탁씨를 코인 사기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한 상태다.

    현재 검찰은 성씨의 '사건 브로커' 행적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성씨가 회장을 맡은 골프 모임이 대표적이다. 이 모임은 광주·전남 지역을 거쳐 간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 군수 등 기초단체장, 건설업자 등 10여 명이 멤버였다고 한다. 여기에 여당 소속 지역 정치인도 참여했다는 보도가 지난 8월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성씨의 골프 모임이 '민원 해결 창구'로 이용됐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씨가 데리고 온 '민원인'이 경찰 간부, 지자체장 등과 4인 1조로 골프를 치면서 사건 청탁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함께 골프를 친 경찰 간부가 민원인에게 압수 수색이나 소환 조사 전에 미리 연락을 해준다. 민원인은 수사에 잘 대비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취지의 진술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씨는 경찰이 탁씨의 '코인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무마 로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탁씨의 '코인 사기'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주경찰청, 대전경찰청 등 3곳에서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씨가 이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들을 상대로 로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성씨는 A 치안감 사무실에서 A 치안감과 찍은 사진을 탁씨에게 전달하며 탁씨를 안심시켰다. 검찰은 대전경찰청 간부를 지낸 B 전 총경이 성씨 소개로 탁씨의 코인 사업에 3000만원을 투자한 거래 내역도 파악했다고 한다. 또 이 사건 피의자로 입건돼 있다가 지난 15일 극단적 선택을 한 C 전 치안감은 전남경찰청장 출신이었고, 성씨 등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D 전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간부 출신이었다. 이 가운데 세 명은 경찰대의 같은 기수 출신이다.

    검찰은 작년부터 성씨에 대해 내사와 수사를 진행했는데, 이때 성씨가 광주지검 등의 검찰 수사관들을 동원해 수사 진행 상황을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광주지검 목포지청 수사관 등 2명도 성씨에게 1300만여 원을 받고 모 군수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을 알려준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이 가운데 1명은 지난달 구속됐다.

    '사건 브로커' 성씨는 전남 지역에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는 중인데 2000년대 초반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 등을 통해 지역 경찰·검찰과 정치권의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성씨의 변호인은 "성씨가 탁씨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지만 다투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 광주·전남 '사건 브로커' 로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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