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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간호법 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의결됐다. 간호법안 골자는 현행 의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료 영역에서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의료계와 간호계를 두 쪽으로 쪼개놓은 결과를 초래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헌법 원칙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2년간 시행돼 온 현행 의료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의료법 질서를 깨버린 점도 한몫했다. 간호법안은 의료법 규정과 모순되게 지역사회를 규정해, 의료 행위의 장소적 제한을 잠탈했다. 간호사가 의료기관 밖, 즉 지역사회에서 의료 행위를 할 경우 구체적 행위마다 의사의 지도를 신청하는 것도, 의사가 지도하도록 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따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상 간호사가 의사의 감독을 벗어나서 의료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의료인 면허 범위를 잠탈하게 된다.

의료법 질서는 의료법을 모법으로 한 통일적 체계를 전제로 구축된 것이다. 환자에 대한 진찰·검사·처방·투약·치료·관찰 등 의료 행위는 분리될 수 없다. 의사가 이를 모두 수행한다면 이상적이지만, 이에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기 어려울뿐더러 엄청난 의료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직역들을 양성해 의료 행위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보건 의료체계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보건 의료에서 간호만을 분리하는 간호법안은 이미 의료법질서를 깨뜨리고 있다.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입법권은 극히 중요한 권한이므로 신중하게 행사돼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는 헌법적 가치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에 역행하며 헌법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간호법안에 대해 국회가 다시 한번 충실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고자 : 전성훈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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