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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표팀 출정식… 尹대통령도 지원 사격

태권도 유소년 국가대표였던 김규태(21)씨는 중학교 2학년 때 발목을 다치면서 선수 생활을 접었다. 방황하던 그를 다시 다잡은 건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접한 '조적(組積)' 기술. 건축할 때 벽돌을 잘 쌓아올리는 능력이다. 그는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제기능올림픽 조적 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뽑히면서 매일 아침 8시 전부터 밤 11~12시까지 연습하는 빡빡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한번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마지막 관문인 기능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미래 기술 장인을 꿈꾸는 기능인(技能人) 51명이 14일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사표를 냈다. 기능올림픽은 2년마다 열리며, 청년 기술인들이 용접, 클라우드컴퓨팅 등 61개 직종에서 기량을 겨룬다. 올해는 한국과 스위스 등 15국에서 종목별로 나눠 대회를 치른다. 1950년 시작했고 올해가 46회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능인 훈련장인 인천 부평구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다. 기능올림픽이 열리기 전 대통령이 선수단을 직접 찾아 격려한 건 1989년 이후 33년 만이다. 이후엔 주로 대회가 끝난 뒤 선수들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 미래 도약의 열쇠 모두 기술에 달려 있다"며 "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능올림픽은 1970년대만 해도 그 위상이 남달랐다. 입상자들은 서울 도심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고, 대통령이 직접 훈·포장을 걸어줬다. 우리나라는 1977년 23회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9차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5년 브라질 대회가 마지막 종합우승이었고, 직전 2019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종합 3위로 1971년(4위) 이후 역대 최저 성적을 냈다. 점점 청년들의 기능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기능올림픽에 대한 정부 지원도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기능 국가대표들은 "세계 최고 장인으로 인정받고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제과 종목 대표 이채린(20)씨는 인문계 고교를 다니다 "직업이 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특성화고로 전학을 결심한 이력을 갖고 있다. 빵과 디저트를 만드는 데 매료돼 대학(경희대)도 외식경영 전공으로 진학했다. 이번 기능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 휴학까지 하며 배수진을 쳤다. 설탕 공예, 초콜릿 공예, 케이크 제작 등을 연마하고 있다. "내 손으로 만든 케이크를 자랑스럽게 세계 무대에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항공정비 종목에 참가하는 김정민(25)씨는 현역 공군 중사다. 부대에서 전투기 정비 업무를 맡고 있다. 2019년 러시아 대회 때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재수 끝에 이번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평일에는 부대 일과가 끝나면 밤까지, 주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맹연습 중이다. 김씨는 "대회를 준비하다 보면 평소 하지 않던 엔진 정비나 전기 파트 점검도 하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진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기능올림픽 지원을 위해 참가 선수 처우와 훈련 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우선 그간 민간 기부금에 의존해 온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위원 훈련 수당을 내년부터 국가가 지원한다. 최대 월 60만원인 수당도 월 100만원으로 인상된다. 노후 훈련 장비를 최신화하기 위해 예산도 투입하고, 해외 전지 훈련도 확대한다. 직업계 고교 지원도 강화해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반 학과로 개편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숙련 기술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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