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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량제 이후 렌터카값 치솟자
관광객들 ＂내 車 여행이 더 싸＂
탁송서비스 이용해 차 보내기도

제주도의 렌터카 이용 가격이 중형차 기준 하루 20만원 안팎까지 오른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만 차량 16만5000여 대가 배에 실려 제주도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이 관광객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입도(入島) 차량이 30만대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해양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제주항을 통해 제주도로 들어간 차량은 22만5000여 대였다. 이 수치가 올해 30만대를 돌파할 경우, 약 3년 새 30%가 늘어난 셈이 된다.

가뜩이나 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비싼 렌터카를 빌리는 것보다 배로 차를 실어 나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제주에선 중형차 렌트 비용이 하루에 20만원 안팎에 이른다. 극성수기에는 가격이 더 오르는 경우도 있다.

전남 광양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41)씨는 지난 7월 말 여름휴가철을 맞아 열흘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50만원을 내고 본인이 소유한 i40 차량을 배에 실어 제주도로 보내는 탁송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씨는 "업체에서 극성수기라며 열흘간 경차인 '모닝'을 빌리는 데만 130만원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목포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 차를 싣고 일주일 여행을 다녀왔다는 대학생 조재호(22)씨도 "중형차를 빌리는 데에만 150만원이 든다고 해, 편도로 18만원을 내고 배에 차를 실은 채 4시간가량 뱃멀미를 견디며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렌터카 비용이 치솟은 원인은 2018년 9월부터 시행한 '렌터카 총량제' 탓이다. 교통 체증 완화와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렌터카 숫자를 적정 수준으로 줄이는 정책인데, 코로나로 관광객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이 줄자 렌트비가 올라버린 것이다.

비싼 렌터카 비용을 낼 바엔 제주 대신 해외 등 다른 곳으로 여행지를 바꾸겠다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대학생 박모(22)씨는 지난 7월 친구들과 3박 4일 제주 여행을 계획했다가, 경차 스파크를 렌트하는 데에만 20만원이 든다고 해 여행을 취소했다. 직장인 최모(41)씨는 "해외보다 가성비가 좋은 게 제주 여행이었는데, 4박 5일에 렌터카비만 100만원을 내야 한다면 조금 더 보태 일본 등 해외를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픽] 제주항으로 배에 실려 들어온 차량 기고자 : 강우량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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