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가처분 심리 출석해 법정공방
與 일각 ＂가처분 무한궤도 빠져
정치가 사법에 끌려다니는 상황＂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이준석 대표가 당 비대위 전환 요건인 '비상 상황'을 새로 규정한 당헌을 놓고 14일 법정 공방을 벌였다. 집권 여당의 지도 체제를 법원 결정에 맡기는 '정치의 사법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민사 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사건에 대한 심리를 열었다. 이 대표는 출석하면서 "오늘 심리는 어차피 지난 가처분(1차 비대위 무효)에서 일정 부분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당에서) 불복하는 것을 다루는 것"이라며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 비대위 측에선 전주혜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전국위를 열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 이상이 궐위된 경우 비대위 전환이 가능하다'는 요지의 당헌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대표 측은 이런 당헌 개정이 '소급 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반헌법적이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대표 측은 법정에서 "비상 상황이 아닌데 비상 상황을 작출한(만들어낸) 비대위는 무효"라며 "2번의 전국위를 개최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지도부) 보궐을 할 수 있음에도 안 한 건 비상 상황을 유지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은 전당 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도 민주적 정당성을 갖기 때문에 일정 수 이상의 궐위를 '비상 상황'으로 보도록 한 당헌 개정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의원은 "법원 결정(1차 가처분)을 수용하면서 이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은 또 이 대표가 6개월간 당원권이 정지됐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낼 당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 측은 당원권이 정지됐을 뿐 당원 자격은 유지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날 진행된 심문을 28일로 예정된 '정진석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거듭 가처분 신청을 내고 있어 무한궤도에 빠진 느낌"이라며 "정치가 계속 사법에 끌려다니는 상황이 면구스럽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본문자수 : 102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