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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럽발 원자재값 인상 땐
한국 물가 상승률 더 높아질 것＂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보다는 유럽의 침체가 한국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위험)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유럽은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금리 인상 가속, 에너지 수급 차질 심화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는 상황이지만 그 성격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미국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급속한 금리 인상이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인 반면,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과 공급망 차질이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한은은 두 지역의 다른 여건을 고려할 때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과거 경제의 경착륙(큰 충격과 함께 발생하는 침체) 시기와 비교하면 미국·유럽 모두 고용 측면에선 양호한 반면 인플레이션은 높다"라며 "미국은 탄탄한 노동시장과 가계 재정이 충격의 영향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유럽은 (러시아 등) 외생적 요인의 영향이 커서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두 지역의 침체가 한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역시 물가가 크게 오르며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보다는 유럽의 침체가 한국의 인플레이션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치리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미국이 침체해 대외 수요가 위축되면 한국의 성장 및 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할 전망"이라며 "반면 유럽발 공급 충격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크게 오를 경우 한국은 성장률이 낮아지고, 이와 함께 물가 상승률까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전월(6.3%)보다는 낮아졌지만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2%)보다는 여전히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기고자 :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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