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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법인세 냈으면 국내선 안 내게… 세수 年7800억 감소 논란

    최형석 기자

    발행일 : 2022.05.30 / 경제 B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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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해외소득 세법 개정 추진

    정부 방침대로 기업의 해외 소득에 대한 법인세 이중과세가 폐지될 경우 연간 세금 수입이 최대 7800억원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책 시행 전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기획재정부의 연구용역 보고서 '해외 배당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조정 방식 개편'에 따르면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현지 법인세만 내고 국내 법인세는 면제할 경우 세수가 최대 78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09년 해당 정책을 시행한 영국의 사례에서 유추한 결과다.

    현재 기업들은 해외 소득에 대해 현지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부에도 세금을 낸다. 다만 국내 법인세를 낼 때는 해외에서 낸 세금만큼은 차감해준다. 정부는 이를 바꿔 아예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현지 세금을 내면 국내에서는 과세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법인세 체계를 '외국납부세액공제(거주지주의)'에서 '해외소득면제(원천지주의)'로 바꾸는 것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의 경우 미국은 21%로, 한국(25%)보다 4%포인트 낮다. 해외 소득에 대해 국내 법인세를 비과세할 경우 국내에서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대기업은 미국에서 얻는 소득에 대해 4%포인트만큼의 법인세를 덜 내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세수가 일부 줄어들더라도 해외에 남아있는 자금이 국내로 들어와 투자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 기업들이 해외에 보유한 달러의 국내 유입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수 감소하는데 자금 유입 효과는 불분명

    이 제도는 국내 세금 부담을 줄여줘 해외에 떠도는 기업 자금의 국내 유치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자금의 국내 유입 효과는 불분명하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기업들이 해외에 유보해둔 자금이 도입 첫해에만 줄었다가 2010년부터 다시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 기업들의 해외 유보 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대 초반 0.5%대에서 2016년 1.25%까지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가치가 오른 달러로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국내 감세 혜택보다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들이 해외 유보 자금을 배당 형태로 한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다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일본·중국에서 한국으로 배당할 경우 5~10% 배당세를 현지 정부에 내야 한다. 국내 법인세가 면제된다 하더라도 배당세는 현지 국가에 내야 한다. 한 대형회계법인 국제조세 전문 회계사는 "배당세를 감안하면 국내 법인세 면제 제도의 실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익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때 이 제도 도입을 논의하다가 보류되기도 했다. 한 대기업 간부는 "이 제도는 감세 효과보다는 기업들이 그동안 복잡하게 여겨온 해외 수익 신고 및 세금 납부 절차를 간소화해 주는 차원이 더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 반대 가능성, 기재부 "부가 효과까지 봐야"

    기재부는 이 제도를 7월 말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켜 국회 통과를 노려보겠다는 방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거주지주의 방식을 고수하는 곳은 한국·아일랜드·멕시코·칠레·이스라엘 등 5국뿐이어서 글로벌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세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데 기재부가 선심용 정책을 낸 것이라면 민주당으로서는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정책이 시행된 후 기업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투자로 이어지는 부가 효과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달러가 유입되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환율 급등을 진정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가 효과들이 세수 감소를 어느 정도 보완해 줄 것이라는 뜻이다.

    기재부는 국내 세수 감소를 다른 세금으로 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18년 해외 직접투자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를 면제해 주면서 연 3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었다. 미국은 이를 특정 외국 회사에 대한 과세 강화, 저작권 등 무형 자산 소득 과세 강화 등으로 만회했다. 용역 보고서는 이에 따라 미국의 경우 세수 손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그래픽] 주요국 법인세 최고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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