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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온누리상품권 9월까지 또 환급 행사

"위고비(비만 치료제) 1펜당 43만원인데, 온누리상품권 10% 할인해서 사고 환급까지 받으면 36만원 정도네요."

"선거 때문인가요? 온누리 환급 행사 9월까지 한다니 와인 또 쟁여놔야겠어요."

9일 온라인 카페와 커뮤니티에선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이 큰 화제였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가 전국 전통시장 등 취약 상권을 살린다며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의 10% 환급 행사를 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재 10% 할인 판매 중인 이 상품권으로 환급 혜택까지 받으면 최대 20% 할인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10만원어치 디지털 상품권을 9만원에 사고, 환급 행사 기간에 10만원을 결제하면 다시 1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돌려받을 수 있다.

행사는 이달 11일부터 9월 말까지 5개월간 진행된다. 매주 일~토요일, 주(週) 단위로 디지털 상품권 누적 결제액의 10%를 계산해 총 20주간 매주 최대 2만원씩을 돌려준다. 지난 3월 말 '20% 환급 행사'가 끝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비만 치료제, 양주 사고 '금테크'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수조 원의 세금을 들여 발행하는 온라인 상품권이다. 정부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 판매에 올해 3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데 이어, 이번 환급 행사를 위해 올해 첫 추경으로 확보한 645억원까지 추가 배정했다.

이 상품권은 '전통시장 및 상점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전통시장, 골목형 상점가(2000㎡ 내 소상공인 점포 30개 이상) 등에 위치한 상점에서 쓸 수 있다. 해당 상인이 가맹 등록 신청을 하면 정부 심사를 거쳐 가맹점으로 지정된다. 올 4월 기준 디지털 온누리 가맹점 수는 12만862곳이다.

하지만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을 명분으로 큰 혜택을 주다 보니 이를 우회 활용하는 이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전통시장 인근에서 탈모 치료제나 '위고비' '삭센다' 같은 비만 치료제 등을 판매하는 약국은 이른바 '성지(聖地)'로 불린다. 불과 수십m 떨어진 약국이지만, 온누리상품권 취급 여부에 따라 매출이 크게 갈린다. 전통시장과 인접한 삼성스토어나 LG베스트샵 같은 가전 매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갤럭시S25' 스마트폰, LG전자 최신 세탁기를 10% 이상 할인받아 구매하는 이들도 많다. 와인 마니아 사이에서 성지로 통하는 서울 광진구 조양시장의 한 와인 매장도 온누리상품권이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금은방에서 '금(金)테크'를 하는 데도 쓰이고, 온누리상품권을 받는 전통시장 인근 주유소들의 명단까지 인터넷에 돈다. 올해 결혼한 직장인 조모(31)씨는 "최근 신혼집에 둘 의류 관리기를 사러 갔는데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앱으로 결제하면 10% 할인해주고 환급 이벤트도 있다'는 말을 듣고, 200만원짜리 제품을 20만원 넘게 싸게 샀다"고 했다.

이 같은 혜택이 입소문이 나면서, 디지털 온누리 앱 회원 수는 3월 말 기준 146만4000명에서 지난달 말 171만6000명으로 한 달 새 25만명 넘게 늘었다.

◇정부는 사용처 지속 확대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엔 당초 제한 업종이었던 노래방, 흥신소, 역술원, 전자담배 판매점, 병원, 외국어·음악·미술 학원, 골프장 등 12개 업종에서도 온누리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덕분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온누리상품권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돕는 효과가 있지만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사용 사례도 많은 만큼 '세금으로 이런 지원을 계속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꾸준하다.

올 초엔 일부 이용자가 전통시장 금은방에서 상품권으로 금을 사재기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시계, 귀금속 가맹점 1426곳을 조사해보니 상품권 회수액(매출)이 62억원으로 나타났다"며 "상품권 매출이 높은 가맹점 위주로 조사하겠다"고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상품권 부정 유통이나 도입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되는 부분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래픽]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환급 / 디지털 온누리 앱 회원 / 디지털 온누리 가맹점 기고자 :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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