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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은 성공 예정된 R&D 지원

중국은 권위주의적 사회주의 체제인 만큼 연구·개발(R&D)을 지원할 때도 실패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는 다르다.

이른바 '용착(容錯·시행착오를 허용함)'을 제도화해 실패를 무릅쓰고 과감한 연구·개발을 시도하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에 있어서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운영 방식을 최대한 배제한 결과다. 높은 성공률에 집착하는 한국 R&D 문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중국 정부는 약 10년 전부터 '용착기제(容錯機制·실패를 허용하는 제도라는 뜻)'를 통해 연구자나 기업이 더욱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공문 중에는 "혁신을 장려하려면 (정부가 연구·개발에 투자할 때도)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장려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재중한인과학기술자협회 소속의 한 중국 대학 교수는 본지에 "진행하던 연구가 두 번째까지도 잘 안 됐지만, 학교와 중국 정부는 정확한 실패 이유만 제시하면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는 분위기였다"면서 "결국 세 번째 시도 끝에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중국 지방정부에도 퍼져 있다. 지난 2월 중국 하이난성은 35세 이하 젊은 과학자들이 진행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목표를 완수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비용을 지원한다는 '혁신 과실 면책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광저우시는 시 주도로 기업에 투자할 때 100% 손실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R&D 성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도전적 연구보다는 거의 성공이 예정된 연구 계획서를 내는 경우가 많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7~2022년 우리나라의 국가 주도 R&D 과제 성공률은 97% 밑으로 내려간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이 과제들의 사업화 성공률은 50%를 넘기지 못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성과를 내기 쉽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선 활용도가 낮거나 시장성이 떨어지는 과제가 많았다는 얘기다.

기고자 :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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