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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등 韓 기업도 영향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5일 백악관에서 의약품 제조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의약품 관세를 "향후 2주 이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약품 가격과 관련해 다음 주에 매우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매우 불공정하게 갈취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 내 제약 공장 건설에 소요되는 승인 기간을 단축하라고 식품의약국(FDA)에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한 검사 수수료 인상, 외국 제약 업체의 유효 성분 출처 보고 강화, 불이행 업체 명단 공개 검토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앞서 트럼프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국내에선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트럼프 취임 직후 이미 미국 현지 생산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은 "미국에 사전 물량과 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설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중간 위탁 생산자 입장이어서 관세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원료 및 완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는 대웅제약, GC녹십자 등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나보타'로 지난해 미국 미용 보톡스 시장의 13%를 차지하는 등 수출량을 늘려왔다. GC녹십자는 혈액 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내 판매를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조치의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합성 의약품은 중국·인도가 대부분 생산하고, 필수 의약품과 완제 의약품도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량이 많지 않아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가 외국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하루 만에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미 언론에 쿠시 더세이 부대변인 명의로 보낸 성명에서 "외국 영화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며 "정부는 할리우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가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하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했던 데서 한 발 물러난 대응이다. 관세가 할리우드의 제작비 상승과 수익 감소, 티켓 가격 인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업계 반발에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풀이됐다. 기고자 :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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