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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고대로 25% 관세 부과

미국이 예고한 대로 지난 3일 오전 0시 1분(현지 시각)부터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로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미국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작년 기준 대미 수출액이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까지 막히는 이중고가 우려된다. '자동차 부품도 미국에서 만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감안했을 때, 현지 생산 확대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날 "차 부품 관세가 신차와 중고차 가격은 물론, 수리비와 보험료까지 가파르게 인상시킬 것"이라며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자동차 관세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미 CNN도 이번 부품 관세가 "자동차 산업을 영원히 바꿀 수 있다"면서 "이번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은 차량당 평균 약 4000달러(약 56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미 수출 비율이 큰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위기감이 커진다. 지난해 225억달러(약 31조5000억원)였던 자동차 부품 수출 중 대미 수출은 82억달러(36.4%)로 3분의 1을 웃돌았고, 올해도 1분기 전체 수출액 53억달러 중 20억달러(37.7%)가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측이 자동차 부품으로 분류하며 25% 관세가 붙기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도 지난해 전체 수출 82억달러 중 39억달러(47.6%), 올 1분기 18억달러 중 절반인 9억달러어치가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이 일부 자동차 부품 관세를 완화하기로 발표했지만, 일시적인 데다 규모도 제한적이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을 만나면 올해는 사업 계획조차 못 세울 정도라고 한다"며 "지난해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의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7조~8조원이었는데, 부품 관세 환급을 감안해도 대미 수출에서만 20%에 달하는 1조5000억원 정도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일 내놓은 자료에서 "앞으로 관세 대상 품목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가격 인상에 따라 수요가 위축되며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도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것"이라며 "국내 부품 업체는 합작 법인 설립, 고부가 제품 전환 등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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