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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적표 보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개시 후 첫 성적표를 내놨다.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 5사는 올 1분기에 모두 월가(街)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했지만, 2분기부터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고 전망했다. 다만 빅테크 중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애플·아마존에 비해, 나머지 소프트웨어 중심의 빅테크들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애플은 지난 1분기 매출 953억6000만달러(약 135조원), 순이익 247억8000만달러(약 35조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순이익은 4.8%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애플 실적은 관세 이후 기기 가격이 상승할 것을 대비해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2분기 매출은 불확실하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실적 설명회)에서 "관세 영향으로 2분기에 9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관세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지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2분기 미국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대부분은 인도에서, 아이패드·맥·애플워치 등은 대부분 베트남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같은 날 지난 1분기 매출 1556억7000만달러, 순이익 17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 64% 늘어난 수치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둡다. 아마존은 2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130억~175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월가에서 예상했던 178억달러를 밑도는 수치로, 실적 발표 후 아마존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1% 급락했다. 아마존은 이날 "관세 및 무역 정책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져, 전망치 범위를 넓게 잡아야 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소비 감소 우려가 있었던 메타와 구글은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타는 광고 사업 호조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 오른 매출 42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구글 역시 광고·클라우드 부문 성장으로 전년 대비 12% 오른 매출 901억3000만달러를 올렸다. 메타는 2분기에도 강력한 광고 수요가 있다고 했고, 구글 역시 "(관세에 따른) 불확실한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 경험을 갖고 있다"며 고객의 행동 변화에 맞춰 적응하겠다고 밝혔다. MS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매출 70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그래픽] 미 빅테크 지난 1분기 실적 기고자 :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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