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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한은서 현금 인출 때 사용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옷값을 지불할 때 쓴 것으로 알려진 관봉권(官封券)은 관(정부기관)이 밀봉한 화폐를 말한다. 과거 관공서에서 서류에 도장을 찍어 밀봉하던 데서 유래했다.

관봉권은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사용된다. 화폐 상태나 수량에 이상이 없음을 한은이 보증했다는 뜻이다.

관봉권은 크게 '제조권'과 '사용권' 두 종류로 나뉜다. 제조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한은이 받아온 신권을 말한다. 사용권은 한은이 시중은행에서 회수한 돈을 검수해 낡은 돈은 폐기하고 사용하기 적합한 돈만 골라낸 것이다. 지난해 12월 검찰이 '건진 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발견한 현금 1억6000만원 가운데 5000만원은 5만원짜리 1000장을 묶은 사용권이었다.

한은은 권종별로 100장 단위를 띠지로 묶고, 이 100장짜리 묶음은 다시 10개씩 모아 비닐 포장한다. 이렇게 했을 때 1만원권 1000장이 묶이면 1000만원어치, 5만원권은 5000만원어치가 된다. 1000장짜리 비닐 묶음은 한 손에 올려둘 정도의 크기다. 이 비닐 포장에는 권종(5만원권·1만원권·5000원권·1000원권), 수량 등을 적은 종이가 붙는다. 사용권의 경우 사용권이라고 표기하고 포장 일시를 함께 기록한다.

이렇게 묶인 관봉권은 예금을 취급하는 국내 은행 16곳과 외국 은행 한국 지점 2곳, 신협 등 비은행 예금기관 3곳을 합쳐 총 21개 금융기관으로만 나간다. 개인이 직접 한은에서 관봉권을 받기란 불가능하다.

한은에서 관봉권을 받아온 은행들은 출납실에 이를 보관했다가 전국 각 지점이나 영업점으로 반출한다. 은행 지점들은 통상 관봉권을 그대로 개인에게 주지 않고 포장을 뜯은 후에 자기 은행의 띠지로 묶어 고객에게 전달한다.

드물긴 하지만 일부 은행은 한은 직인이 찍힌 신권 관봉권을 VIP 고객에게 그대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마크가 찍힌 포장이 가치가 있다고 요청하는 고객에겐 간혹 신권 관봉권을 지급한다"며 "김 여사가 사용한 관봉권은 청와대가 거래했던 은행 지점에서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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