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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챔스리그 4강 가와사키 파란, 몸값 11배 알 나스르 꺾고 결승행

잔치는 안방에서 열었지만 춤을 춘 건 주인이 아니었다.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1일 벌어진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ACLE) 4강에서 사우디 호화 군단 알 나스르를 3대2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가와사키 선수단 가치는 약 1528만유로(약 250억원). 알 나스르는 1억7568만유로(약 2877억원)다. 알 나스르에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뛰고 있다. 경기 장소도 사우디. 온갖 악조건을 뚫고 가와사키는 '기적'을 만든 셈이다.

그저 운이 따른 기적으로 치부할 수 없다. 가와사키는 일본 J리그에서도 최강팀이 아니다. 1일 현재 8위. 이번 대전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한 게 승인이다. 반면 알 나스르는 자만했다.

가와사키는 우선 호날두를 봉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2㎝ 장신 수비수 다카이 고타가 전담 마크했다. 헤딩과 위치 선정에 강점을 가진 호날두를 틀어막기 위한 무기. 왼쪽 측면을 누비는 또 다른 스타 사디오 마네에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사이 반 베르메스케르켄이 붙었다.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싶었는지 경기 중반 수비형 미드필더 가와하라 소까지 가세했다. 공간 대신 사람에게 붙는 변칙 전술에 가까웠다. 미드필더들은 중원에 밀집해 공을 배급하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를 압박하고 차단했다.

공격에서는 알 나스르 약점을 파고들었다. 호날두(40세), 마네(33세), 브로조비치(33세) 등 주축 선수들은 다들 노장. 공수 전환이 느리다. 이 부분을 공략했다.

가와사키 선봉은 빠른 발을 가진 이토 다쓰야. 전반 10분 이토가 역습 상황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전략은 일찍 성과를 냈다. 마네에게 전반 28분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가와사키는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41분 오제키 유토, 후반 31분 이에나가 아키히로가 차례로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굳혔다. 알 나스르가 후반 42분 아이만 야히야의 만회골로 따라붙었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알 나스르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은 "우리는 평소 스타일을 유지했지만, 전술이 효과적으로 실행되지 않았다"면서 자만이 패인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호날두는 2022년 알 나스르 이적 이후 이벤트 성격인 아랍 클럽 챔피언스컵 외에 아무런 우승 이력을 쌓지 못하고 있다.

가와사키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4일 또 다른 사우디 강호 알 아흘리와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광주FC를 7대0으로 압도한 알 힐랄을 준결승에서 꺾고 올라온 팀이다. 알 아흘리 선수단 가치 역시 1억6993만유로(약 2783억원)에 달한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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