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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후보 타글레, 과거 영상 화제

유력 차기 교황 후보인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과거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Imagine)'을 부르는 영상<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보수 가톨릭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5일 캐나다의 보수 성향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LSN)가 X에 1분 남짓의 영상 하나를 게시하면서 불거졌다. 2019년 필리핀의 한 종교 행사에서 타글레 추기경이 준수한 노래 실력으로 이 곡의 후렴구를 부르는 영상이다. 매체는 "가톨릭의 가르침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라며 "이 곡은 종교, 천국, 그리스도의 왕권을 부정하는 무신론자의 찬가"라고 주장했다.

이는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보라(Imagine there's no heaven)'는 첫 소절부터 종교와 지옥이 없는 세상을 그려보자는 곡의 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넌이 직접 작사한 이 곡의 노랫말은 인류를 갈라놓는 종교·물질주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지만, 가톨릭교회의 근본 교리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 속 타글레 추기경은 '천국·지옥·종교'가 언급되지 않는 후렴구만 잠깐 불렀음에도 해당 매체를 비롯한 보수 가톨릭계는 이 곡을 불렀다는 사실만으로 집중포화를 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과거 이탈리아 가수 잔니 모란디도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반(反)종교적 부분을 빼고 이 곡을 불렀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이 개혁 성향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열리는 차기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7일)를 며칠 앞두고 교계의 보수파가 벌이는 여론전이란 해석도 나온다. 논란을 촉발한 매체는 가톨릭 내 진보 세력과 번번이 마찰을 빚어 온 곳이다.

타글레 추기경은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과 함께 최초의 아시아계 교황이 될 수도 있다고 거론되는 인물이다. 소수자 포용 정책을 적극 옹호해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기고자 :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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