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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건진법사 의혹 등 정조준

무속인 '건진 법사' 전성배(65)씨 의혹과 관련해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결정된 지 26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사저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달리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또는 직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로 분류되지 않아, 검찰의 압수 수색이 가능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등을 수사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관저 압수 수색에 나섰을 때는 대통령경호처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전씨 관련 의혹뿐 아니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 등 검찰과 공수처, 경찰의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선 캠프 관계자도 소환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9시쯤 윤 전 대통령 사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6시간 40분 동안 수색해 PC와 휴대전화, 메모장 등을 확보했다. 압수 수색은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이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으며 진행됐다고 한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신 검사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 재직 시절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압수 수색 영장에는 전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시됐다. 김건희 여사는 아직 참고인 신분이라는 의미다. 영장에는 전씨가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공직자(윤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목걸이 등 선물을 제공했다'며, 청탁 사안으로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고위 간부였던 윤모 전 본부장을 초청했다는 내용이 영장 범죄 사실에 담겼다고 한다. 전씨가 대통령 취임식 초청 대가로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것이다. 목걸이는 6000만원대의 영국 명품 '그라프(Graff)' 제품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의 취임식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정부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관련해 통일교에 지원을 요청하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접촉하려 한 정황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외곽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의 본부장을 맡았던 오을섭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본부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의 조직본부 산하 공식 조직이었지만, 전씨가 지휘한다는 의혹이 불거져 해체됐다.

◇대선 영향 전망은 엇갈려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29~30일 명씨를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총선에서 명씨 요청을 받고 국민의힘에 특정 후보 공천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미 김 여사 측에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서울고검은 지난 25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재수사도 결정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2·3 비상계엄으로 내란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추가해 기소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이었을 땐 내란·외환죄로만 기소할 수 있었지만, 파면 이후 다른 혐의로도 기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공수처와 경찰도 각각 윤 전 대통령의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과 '체포영장 집행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 등이 윤 전 대통령 부부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수사 대상으로서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척결 프레임'이 중도·무당층 유권자들에게 먹혀들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국민의힘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윤 전 대통령의 운신 폭이 좁아진다면, 반명(反明) 빅 텐트를 결성하는 데 큰 걸림돌은 사라지는 셈"이라고 했다.

[그래픽]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수사 진행 상황 기고자 : 고유찬 기자 김나영 기자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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