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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위 관료들이 군사작전을 논의하는 채팅방에 기자를 초청하는 보안 사고를 낸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는 아이폰 알고리즘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5일 J 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 등 고위 인사 10여 명은 메신저 앱 '시그널'의 채팅방에서 예멘의 이슬람 무장 단체 후티를 폭격하는 계획을 논의했다. 당시 마이크 왈츠<사진> 국가안보보좌관은 시사 잡지 애틀랜틱 편집장 제프리 골드버그를 실수로 초대했고, 참가자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군사 정보를 공유했다. 왈츠 보좌관은 "골드버그를 이전에 만난 적이 없고 그의 연락처를 저장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아야만 초대가 가능한 시그널 정책과 배치돼 미스터리로 여겨졌다.

6일 가디언에 따르면, 백악관이 왈츠의 아이폰을 포렌식한 결과 골드버그를 몰랐다던 그의 해명은 사실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골드버그의 전화번호는 어떻게 왈츠의 아이폰에 저장됐을까. 작년 10월, 골드버그는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2018년 참전 군인을 모욕했다는 내용의 비판 기사를 내기에 앞서 후보 측 입장을 받기 위해 트럼프 캠프에 이메일을 보냈다. 골드버그의 이메일은 당시 트럼프 대변인이었던 브라이언 휴스(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에게 전달됐다. 휴스는 다시 골드버그의 전화번호가 포함된 이메일 내용을 모두 복사해 왈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왈츠는 끝내 골드버그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연락처를 스스로 저장하지도 않았지만 아이폰 '연락처 제안 업데이트' 기능에 따라 그의 번호가 추가됐다. 새로 인식된 전화번호가 기존에 저장돼 있던 연락처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되면 새 전화번호를 자동으로 추가하는 알고리즘 기능이다. 왈츠의 아이폰에 저장돼 있던 기존 휴스 연락처에 '서브 번호'로 골드버그 번호가 추가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3일 왈츠는 휴스를 채팅방에 초대했는데, 휴스 대신 골드버그가 초대된 것이다. 기고자 :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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