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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환자 확산

최근 세계 곳곳에 홍역이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홍역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며 집단 면역이 무너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22주에서 총 607건의 홍역 사례가 보고됐다. 작년 한 해 285건이 보고됐는데, 약 3개월 만에 이미 배가 넘게 발생한 것이다. 대부분은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퍼졌다. 감염자의 32%는 5세 미만, 40%는 5~19세였다. 감염자 중 백신을 맞은 비율은 3%에 그쳤다. 텍사스주 등 일부 지역에선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는 중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는 당초 2명에서 6일 1명이 더 숨져 3명으로 늘었다.

올해 2월 초까지 동남아시아에서도 155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올해 작년 전체 발생(57건)에 근접한 46건의 홍역 사례가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홍역 환자는 2022년 17만명, 2023년 32만명, 지난해 33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33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베트남에서 걸려온 사람이 상당수이며, 국내에서 감염된 이들도 베트남 입국자들이 감염시킨 경우가 많다. 현재 국가별 홍역 발생 건수는 베트남보다 필리핀, 캄보디아 등이 더 많은데, 방역 당국은 베트남이 해외여행지로 선호되면서 베트남발 홍역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역이 국내에 상륙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해외여행에 앞서 홍역 백신을 맞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홍역은 발열, 기침, 콧물과 홍반성 발진을 동반하는 급성 전염병이다. 기침 등 비말과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폐렴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어린아이나 노약자는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과거 천연두와 함께 대표적인 전염병으로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켜 '홍역을 치르다'는 표현까지 생길 정도였지만, 지금은 백신만 맞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회적 교류와 국제 여행이 증가한 상황에서 백신 미접종자 등이 감염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그래픽] 올해 홍역 발생 현황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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