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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챔프 3차전서 2연패 뒤 1승

베테랑의 투혼이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이 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점수 3대2(21-25 34-36 25-22 25-19 15-11)로 역전승을 거뒀다. 1·2차전을 내리 내주며 패색이 짙었던 정관장은 한 경기를 따라붙으며 역전 우승 희망을 살려놨다. 김연경(37·흥국생명)의 현역 마지막 경기는 다음 번으로 밀렸다.

정관장은 2차전에서 먼저 두 세트를 따고도 패배한 아픔을 이날 되갚아줬다. 정관장은 무릎 부상을 안고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던 주전 세터 염혜선(34)이 1세트 막판 상태가 악화하면서 난감해졌다. 이미 한 번 교체됐다가 들어온 그로선 한 번만 더 교체로 나가면 경기에 다시 출전할 수 없었다. 세트별로 한 선수는 한 번만 교체됐다가 다시 들어올 수 있고, 부상 등 예외적 상황으로 두 번 교체되면 해당 경기에는 다시 나설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을 안 염혜선은 "버텨보겠다"며 다리를 절뚝이며 코트로 돌아갔고,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그의 절실함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정관장은 2세트를 치열한 공방전 끝에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긴 34-36으로 내주긴 했지만, 11차례 듀스 접전을 이끌어내는 등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벼랑 끝에서 정관장은 투혼을 발휘해 3·4세트를 연이어 따내더니 5세트에선 흥국생명을 압도하며 홈 팬들 앞에서 승리를 만끽했다. 리베로 노란(31)의 투혼도 빛났다. 그는 허리 부상으로 1차전을 결장했지만 2차전부터는 진통제를 맞으며 경기에 나섰다. 노란은 승부처마다 연신 몸을 날려 중요한 수비를 선보였다. 공격에선 메가·부키리치 '쌍포'가 제대로 폭발했다. 메가가 양 팀 최다 40득점을 터뜨렸고, 부키리치는 그다음으로 많은 31점을 올렸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였다"며 "투혼을 보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런 투지와 정신력을 가진 선수들을 만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이날 승리했다면 우승을 확정하면서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 김연경은 이날 팀 내 최다 29득점을 했다. 하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6일 같은 곳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재차 피날레에 도전한다. 기고자 : 대전=김영준 기자 대전=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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