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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 정상

김효주(30)가 1년 5개월 만에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추가했다. 연장 승부 끝에 전 세계 1위(현 6위) 릴리아 부(28·미국)를 꺾었다.

김효주는 31일 미국 애리조나주 월윈드 골프클럽(파72·6485야드)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달러) 4라운드를 단독 선두 부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날만 버디 9개, 보기 1개(12번홀)로 8타를 줄이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 페어웨이를 1번, 그린을 5번 놓쳤고, 퍼트 수가 24개였다.

16번홀(파4)에서 그린 밖에 떨어진 공을 과감하게 퍼터로 공략해 버디를 잡은 장면이 백미였다. 김효주는 부에게 1타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끝냈지만, 부가 17번홀(파5)에서 벙커샷을 홀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아내 공동 선두가 됐다. 부가 18번홀(파4·411야드)을 파로 끝내면서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김효주는 홀까지 111야드, 부는 115야드를 남겨두고 세컨드샷을 했다. 이어진 버디 기회에서 부는 4.5m 퍼트가 홀에 살짝 미치지 못했지만, 김효주는 1.8m 퍼트를 집어넣으며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을 결정지었다. 우승 상금은 33만7500달러(약 5억원). 이번 우승으로 투어 통산 상금 1000만달러도 돌파했다. 역대 투어 선수 27위(1007만1237달러·약 148억5700만원)다.

김효주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 대만 프로 대회 우승을 달성했고, 2014년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듬해 LPGA 투어에 진출했다. 2016년까지 LPGA 투어 3승, 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10승을 올렸지만 이후 부진했다. 코로나 사태로 길어진 휴식기 동안 체력 훈련에 힘써 2020년 KLPGA 투어에서 3년 6개월 만에 우승했고, 2021년 LPGA 투어에서도 5년 3개월 만에 우승한 뒤 2022·2023년 1승씩 추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열린 유럽 투어 대회(아람코 팀 시리즈 코리아)에서 한 차례 우승했을 뿐 LPGA 투어 우승은 없었다. LPGA 투어 데뷔 후 가장 낮은 상금 랭킹(44위)을 기록했고, 세계 랭킹은 30위까지 떨어졌다. 김효주는 지난겨울 퍼트 연습에 매진했고, 유연성을 되찾으려고 요가도 시작했다. 이번 대회엔 제로 토크 퍼터를 들고 나와 효과를 봤다고 한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김효주는 "한동안 우승이 없어 조금 스트레스가 있었다"며 "겨울에 열심히 훈련한 성과가 오늘 나와 홀가분해졌다"고 했다. 4라운드 18번홀 세컨드샷을 앞두고 페어웨이에 놓인 공 위에 무당벌레가 잠시 앉아있다가 날아갔는데, 이것이 행운의 징조였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30대에 접어든 김효주는 "점점 나이가 많아진다고 주변에서 얘기하지만,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아직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며 "한국 선수들 상승 흐름에 좋은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한국 선수 우승은 개막전 김아림(30)에 이어 두 번째다.

이미향(32)과 리디아 고(28·뉴질랜드)가 공동 6위(18언더파), 윤이나(22)와 작년 이 대회 우승자 넬리 코르다(27·미국)가 공동 22위(1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그래픽] 김효주 LPGA 투어 7승 궤적 기고자 :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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