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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한두 달이면 될 일을
헌재가 지연… 국정공백 가중＂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검사 3명의 탄핵 사건을 접수 98일 만에 기각하면서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사건을 지연시켜 공직자들이 석 달 넘게 일을 못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작년 12월 5일 야당 주도로 탄핵소추된 최 감사원장은 단 한 차례 변론으로, 검사 3명은 두 차례 변론 만에 심리가 마무리됐을 만큼 사안이 단순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도 헌재는 최 감사원장의 경우 변론이 종결된 후 한 달이 넘도록 선고를 내리지 않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말도 안 되는 '줄탄핵'을 한 민주당도 문제지만, 이런 단순한 사건을 질질 끌어 국정 공백을 가중시킨 헌재도 문제"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재의 선고가 나올 때까지 공직자의 직무는 정지된다. 헌재법은 탄핵 심판 사건이 접수된 날부터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리도록 규정하는데, 이는 탄핵소추로 인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의무 규정이 아니어서 사안에 따라 심리가 길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헌재가 간단한 사건도 180일을 거의 채워 선고하는 일이 잦다는 점이다. 헌재는 2023년 7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탄핵소추된 지 167일 만에 기각했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민주당 주도로 탄핵이 소추되면서 173일 동안 직무가 정지됐다. 심지어 헌재는 안동완 검사와 이정섭 검사 사건의 경우, 규정을 넘겨 각각 252일, 270일 만에 처리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소추 사유 중 심각하게 다툴 쟁점조차 없는 간단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늦어도 한두 달 안에 결론이 나왔어야 했다"며 "헌재의 판단이 늦어져 국정 공백이 길어질수록 국가적 손실이 커지는 데 대해 헌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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