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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지나 60여마리가 곳곳에
사람 경계 안해 시민들도 가까이
순천시 ＂꽃사슴 테마파크 검토＂

순천시는 "시내에서 개체 수가 불어나는 사슴을 주제로 테마파크를 조성, 일본 나라현처럼 관광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최근 순천 봉화산을 비롯, 아파트 단지와 공원 등 시내 곳곳에서 사슴이 출몰하고 있다. 20년 전 사슴 농장을 탈출한 4~5마리가 번식해 60여 마리까지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순천시는 보고 있다.

지난 21일 본지가 찾은 순천 봉화산. 시민과 사슴이 마주치는 일은 이미 일상이 돼 있었다. 풀을 뜯는 암컷 꽃사슴 5마리를 본 시민들은 "사슴을 봤으니 오늘도 행운이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시민 최모(53)씨도 "산만 올라가면 늘 사슴을 볼 수 있어 함께 지내는 반려동물처럼 느껴진다"며 "우리 순천과 봉화산의 마스코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자가 사슴 주변 10m 앞까지 접근했지만 사슴은 멀뚱히 쳐다만 볼 뿐 도망가거나 사람을 경계하지 않았다. 가까이서 본 사슴의 배와 엉덩이 쪽에는 흰색 점박이 무늬가 있었고 크기는 1.5m쯤이었다. 순천 조곡동·용당동·서면·조례동·생목동에 걸쳐 있는 507만m² 규모의 봉화산(해발 355.9m)에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사슴을 만날 수 있다. 산을 찾은 시민들은 두 번 중 한 번꼴로 꽃사슴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시는 20년 전쯤 한 시민이 폐업을 준비하던 생목동의 작은 사슴 농장에서 사슴이 탈출했고, 서로 번식한 끝에 개체 수가 60여 마리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난해 봉화산에 드론을 띄워 열화상 카메라로 개체 수를 처음 파악했다.

용당동에서 15년을 살았다는 최여주(67)씨는 "사슴이 4~5마리씩 어울려 다니곤 하는데 예전에는 사람을 보면 도망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순해서 공격성도 없고, 주변에서 흔히 보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존재"라고 말했다.

순천시는 조만간 사슴을 법정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뒤 사람과 사슴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사슴 공원으로 알려진 일본 나라현처럼 사슴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장기적인 구상을 계획 중이다. 정동혁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중성화 수술로 공격성을 낮추고 개체 수를 관리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했다. 기고자 : 순천=구동완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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