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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규모는 작지만 일감 늘어… 해외 사업 진출도 추진하기로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위 '1군' 건설사들이 이전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하수·분뇨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교체 주기가 된 노후 하수처리 시설을 지하에 집약해 건설하고 지상엔 공공시설이나 주민 편의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항이나 철도 같은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나 대단지 주택 재건축 사업만큼 수주액이 크진 않지만, 내구연한이 다 된 노후 처리장이 많아 일감이 넉넉하고 입찰 경쟁이 다른 분야만큼 치열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이 사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1990년대 전후 도시 개발 단계에서 하수처리장이 건설됐던 당시의 외곽 지역에 거주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전'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기업들이 관심을 키우는 이유로 분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발주가 예정된 복수의 지자체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각각 사업비가 수천억 원대로 예상된다. 한 사업당 웬만한 지방 대단지 재건축사업 수주액과 맞먹는 규모다. GS건설 관계자는 "전국에서 시설이 노후화한 하수처리 시설이 수백 곳에 달해 당분간 사업 발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사내에서 수처리 현대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하고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지난달 16일 사업비 1100억원 규모의 부산 분뇨처리 시설 현대화 사업 준공식에 직접 참석한 것도, 하수처리 사업에 대한 전사 차원의 관심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우건설도 작년 말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대비해 환경·수처리 수주와 사업을 전담하는 '토목환경수처리팀'을 확대 신설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또 다른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 등 일부 건설사들은 국내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참여 사례를 포트폴리오 삼아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공공하수처리시설(일 처리 용량 500㎥ 이상 기준) 700여 개 중 2030년에 내구연한 30년이 다 되는 처리장이 30% 안팎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경기 과천시가 2600억원대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발주하는 등 대형 사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기고자 :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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