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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탄력성 맥박 체크(Resilience Pulse Check)'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았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에 소개된 보고서다. 2024년에 포천 글로벌 500 기업에 속한 임원들이 실적 발표에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나타내는 '회복성'이라는 용어를 언급한 횟수가 2019년 대비 200%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상은 리더 84%가 미래의 혼란에 대비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고, 회사 13%만이 회복성을 핵심 성과 지표로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한 글로벌 리더들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면 '변화 속도는 너무 빠르고 위기 요인도 다양해서 구체적 계획을 잘 짜서 대응하기에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 조직의 회복 탄력성 맥박이 힘차게 잘 뛰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회복 탄력성은 위기 후 성장을 이루는 잠재력이다. 그런데 피곤하다 보니 성장보다는 위기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그러나 조직의 위기를 떠나 각 개인의 인생도 위기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인생 스트레스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예를 들어 노화라는 스트레스를 막을 길은 없다. 그래서 선택지는 위기 후 성장이냐 아니면 좌절이냐는 두 가지밖에 없다. 좌절은 더 피곤하니 성장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런데 을사년의 시작부터 회복도 성장도 귀찮고 을씨년스러운 마음뿐이란 사람이 많다. 이럴 때 셀프 파이팅 같은 마인드 컨트롤은 나를 더 지치게 할 수 있다. 구체적인 한 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가볍게 한 단어나 문장으로 '올해의 행동 키워드'를 설정해 보는 것도 은근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작년의 행동 키워드가 '오늘만 버티자'였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에 대응하는 전략이었다. 의욕이 있어야 행동이 일어나지만 반대로 행동이 의욕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단 행동하자'는 간단한 프레임이었다.

올해는 고민 중인데 '원 데이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라 해볼까 한다. 예를 들어, 어려운 의학 문제도 척척 마치는 인공지능에 기막히기는 이제 그만하고, 인공지능을 어떻게 내 일에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 하루에 한 번이라도 시도하려 한다. 오늘은 앞에서 언급한 보고서 번역에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그러면서 아날로그 같은 삶도 병행하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산 산울림 LP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사라질 줄 알았던 LP 판매량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인데 과거보다 LP 구매가 쉬워진 신비로운 을사년이다. 을씨년스러운이란 단어가 어쩐지 신비로운 안개처럼 느껴진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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