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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표 건축가 구마 겐고 인터뷰

암흑 속에서 진귀한 보석들이 별처럼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그레고리안 성가가 울려 퍼지는 전시장에서 관객들의 시선은 오로지 주얼리로 향한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보석의 예술: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 세계 4대 보석 수집가로 꼽히는 일본 컬렉터 아리카와 가즈미의 컬렉션 208점이 9개 섹션으로 펼쳐졌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귀걸이, '조각계의 라파엘로' 발레리오 벨리가 만든 십자가까지 휘황찬란한 보석 컬렉션 못지않게 화제가 된 건 전시장을 조성한 주인공. 일본의 건축 거장 구마 겐고(70·작은 사진)가 전체 전시 공간을 연출하고, 보석의 결정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 작품 2점도 로비와 전시장 내부 휴식 공간에 선보였다.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아리카와 가즈미의 오랜 친구로서 늘 그의 컬렉션에 감명을 받아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보석 컬렉션을 소개하는 이 전시회가 한국인들과 주얼리의 귀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해서 참여했다"고 했다.

전시장은 칠흑같이 어둡다. 관객이 다른 방해 요소 없이 집중하도록 주얼리의 반짝이고 단단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전시장 배경은 오직 패브릭(천)만 설치했다"며 "유약한 천과 단단한 보석 사이 물성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연출"이라고 했다.

일본 건축계를 대표하는 4세대 대표 주자로 '나무의 건축가'라 불린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할 때 목재로 외관과 지붕을 꾸몄다. 당시 나무의 안정성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그는 "일본 최고(最古) 목조 건축물 호류지(法隆寺)를 봐라. 1000년도 넘게 가니 걱정 말라"고 일갈했다. 본지 인터뷰에서 그는 "호류지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처마 아래 부분"이라며 "처마는 강한 햇빛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고, 다양한 부재를 목재로 세울 수 있게 해준다. 처마를 깊게 만든 호류지 건축이 목재의 수명을 늘리고 당시의 장인 정신까지 보여준 데서 경기장 설계의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2025년이 역사의 주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전쟁으로 인한 소모는 한계를 넘고 있다. 건축가는 이에 대응할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연 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장인 정신의 소중함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3월 16일까지. 관람료 성인 2만원. 기고자 :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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