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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의원 24명 결의안 발의
＂대만과 외교 관계 정상화 필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강력한 중국 견제에 나선 가운데, 집권 공화당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하고 대만과의 외교 관계 재수립을 촉구하는 의회 결의안이 발의됐다. 트럼프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 공동 발표문에도 "국제기구에서 대만의 의미 있는 참여를 지지한다"고 명시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만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 분위기를 조성하며 중국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톰 티퍼니(위스콘신) 등 공화당 연방 하원 의원 24명은 지난 6일 트럼프 행정부에 대만과의 정상적인 외교 관계 수립을 촉구하고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 결의안은 지금까지 미 의회에서 나온 대만 관련 결의안 중 가장 반중(反中)적 성격이 강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가다. 1979년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고 있는 현 대중(對中) 외교 정책을 원점부터 바꿀 것을 촉구하고 있다. 결의안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대만이나 미국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의안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게다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여론으로 통과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 실제 결의안이 외교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극히 낮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전례 없는 밀착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만과의 재수교'까지 요구하는 결의안이 발의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대만을 활용한 대중 견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결의안에는 미 행정부가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을 지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는 발의 이튿날 열린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만 정치권에서는 환영과 경계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만 공영 RTI 방송에 따르면 집권 민주진보당의 왕딩위 의원은 "이 같은 결의안이 나왔다는 것은 미국 의회의 대만 지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의미 있는 조치"라고 했다. 반면 야당 국민당의 뉴쉬팅 의원은 "미국의 협상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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