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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등 곳곳에 '재즈 킷사' 조용하게 음악 즐기는 사람 늘어

최근 찾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크라운 하이츠 지역에 있는 재즈바 '킷사 킷사(KISSA KISSA)'에서는 테너 색소폰 연주자 행크 모블리의 1957년 곡 '마이티 모 앤드 조(Mighty Moe And Joe)'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후 6시 30분인데 손님 여덟 명이 칵테일을 손에 들고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총괄 매니저 오메르 버거는 턴테이블 옆에서 LP판을 들어 보이며 "다음엔 이 음반"이라며 웃었다. 이곳은 '재즈 킷사'라고 불리는 일본식 복고풍 재즈바다. 킷사는 일본어로 찻집을 뜻하는 킷사텐(喫茶店)의 줄임말이다. 수많은 LP판들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고, 대형 턴테이블이 쉴 새 없이 돌아가면서 재즈 연주곡을 들려주는 풍경은 1950~1960년대 일본의 도쿄·오사카·교토 등 대도시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재즈 킷사'와 닮았다.

메뉴판에는 양주와 칵테일, 일본술 등이 있지만 술집이라기보다 음악 감상실의 성격이 강해 손님들은 가급적 대화는 삼가고 잔에 입을 갖다대며 음악에 집중한다. 이런 '재즈 킷사'가 최근 뉴욕의 중심인 맨해튼과 브루클린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킷사킷사 대표 대니 드 자야스는 "5000장 이상의 재즈 LP판을 갖고 있다"면서 "손님들이 고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턴테이블과 스피커 등 음향 기기에만 4만달러(약 6000만원)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날 칵테일을 마시던 손님 오토포는 에주귀는 "어제 처음 왔고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오늘 또 왔다"면서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아 일 얘기도 할 수 있고 복고 감성이 나와 꼭 맞는다"고 했다. LP와 재즈로 대표되는 복고 콘텐츠의 인기가 일본 문화에 대한 서양인 특유의 호기심과 맞물리면서 이런 유행이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즈 킷사'는 다양한 형태로 분화 중이다. 맨해튼 트라이베카에 지난 2023년 10월 문을 연 '올 블루즈(All Blues)' 같은 곳은 손님들의 대화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일본에서 건너온 주인 후쿠시마 유지씨는 뉴욕타임스에 "일본에서 알고 있던 재즈 킷사의 조용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고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윤주헌 특파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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