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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형 ＂시장 유통 질서 침해, 데뷔 꿈꾸는 이들에게 좌절감 줘＂
관계자 등 9명도 모두 유죄 선고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돈을 주고 특정 음원을 반복적으로 재생해 순위 등을 조작하는 이른바 '음원 사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영탁(42·본명 박영탁)의 전 소속사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4일 음악산업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규(49) 밀라그로 대표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이씨와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연예 기획사 관계자 등 9명도 가담 정도에 따라 모두 징역 6개월~징역 2년의 실형 또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음원 사재기 행위는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건전한 음반 시장 유통 질서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가수 또는 연기자로 데뷔하려 피땀 흘려 노력하는 연습생들에게 커다란 좌절감을 준다는 점에서 이 행위는 중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2018년 1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국내 주요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사이트에서 15개 음원의 순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연예 기획사와 홍보 대행사 관계자인 이들이 조직적으로 음원을 사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500여 대의 가상 컴퓨터와 불법 취득한 개인 정보 등을 이용해 음원을 172만7985회 반복 재생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씨는 2019년 영탁의 발매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의 음원 사재기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노래를 부른 영탁은 이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아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6년 음원 사재기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기소로 이어진 첫 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소문만 무성했던 음원 사재기 시도 혐의에 대한 첫 인정 사례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선 음원 사재기 시도에 대한 의혹과 수사 요청 목소리가 이어져 왔지만 처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음원 사재기 모니터링 촉구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박강현 기자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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