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양자컴 ＂아이온큐＂ 시총 30% 차지
테슬라 ＂2배 추종 ETF＂ 44% 보유

한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한국 자금이 미국에서 급등하는 일부 종목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2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말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138억달러(약 166조원)까지 불어났다. 주로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과 같은 글로벌 대형주에 많이 투자하지만, 급등락이 심한 중소형주에 베팅하는 자금도 늘고 있다.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주인 '아이온큐'는 현재 한국인 투자자들이 총 25억4310만달러(약 3조7086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이온큐 전체 시가총액의 30%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다.

아이온큐 주가는 반년 만에 458% 급등했다. 하지만 아이온큐는 2021년 상장 이후 단 한 해도 수익을 올리지 못한 적자 기업이다. 미국 상장사지만 공동 창업자가 한국인인 김정상 듀크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여서 한국에서 유명세를 치렀다. 현재 김 교수는 회사를 떠나 연구 현장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양자컴퓨터 관련주인 '리게티컴퓨팅'에는 한국인 자금이 5억1215만달러(약 7469억원)로 전체 시가총액의 16%를 차지했다. 리게티컴퓨팅은 작년 초만 해도 주가가 1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동전주였는데, 올해 2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도 한국에선 보기 힘든 미국에 상장된 고수익·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상당한 비중으로 돈을 넣고 있다.

가령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가의 두 배로 움직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X ETF'는 한국인이 21억2482만달러(약 3조986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해당 종목 운용 규모의 44%에 달한다. 한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 중 상위 10위에 오를 정도다.

국내에서 '삭슬(SOXL)'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불 3X ETF'는 한국인이 18억달러(약 2조6000억원)어치 넘게 보유해 전체 순자산 대비 보유 비율이 20%에 육박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자금의 공격적인 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아이온큐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하루아침에 상장 폐지된 것처럼,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은 갑작스러운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기고자 : 이경은 기자
본문자수 : 1141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