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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성 장편소설 | 360쪽 | 북로망스 | 1만8800원

뤼미에르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파격적인 조건의 부동산 매물이 나왔다는 소식이다. 파리 한복판 시테 섬의 저택이 이렇게 싼 가격에 나왔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데, 더 놀라운 일들이 그를 찾아온다. 파리에 10년 거주하면서도 지금껏 본 적 없는, 이 도시답지 않은 엄청난 속도로.

그는 매도자의 요청에 따라 루체른의 왈처 요양병원으로 이동하지만 그를 바로 만나지는 못한다. 떠나지도 못한다. 수상한 요양병원의 구조가 건축가인 뤼미에르의 신경을 붙잡고, 그는 곧 자신이 누군가 설계한 게임 안으로 뛰어들었음을 깨닫는다. 이미 세 명의 건축가가 풀어내기를 포기한 비밀이 이제 그의 앞에 놓였다.

뤼미에르는 기꺼이 뛰어든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믿는 사람, 낯선 도시의 지도를 과감히 찢어버리고 30분 거리를 2시간 동안 헤맬 정도로 호기심이 넘치는 인물이니까. 요양병원을 만든 천재 건축가의 철학에 매료되기도 했고.

처음에 뤼미에르를 흥분시켰던 그 시테 섬의 오래된 저택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론 이 소설은 그 답을 잊지 않았다. 잊을 수가 없다. 모든 비밀이 그 집에서 풀릴 예정이므로. 요양병원에서 돌아온 후, 처음보다 더 파격적인 조건으로 뤼미에르를 기다리는 저택. 그는 먼지투성이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발밑 마룻바닥이 무너지는데…. '절단 신공'을 부리고 싶진 않지만, 독자의 재미를 침범할 수 없으니 여기서 끊는 수밖에!

건축가가 쓴 소설이라는 정보를 가볍게 일별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보니 이 소설은 오직 그만이 닿을 수 있었던 건축물 같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을 만큼 뭉클한. 기고자 : 윤고은 소설가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6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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