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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복잡해지는 與 갈등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위원장 주진우 의원)는 29일 한동훈 대표를 겨냥한 '온라인 당원 게시판' 의혹을 처음 제기한 유튜버 이모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씨가 지난 5일 유튜브 방송에서 "한 대표와 그 일가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비난한 글이 당원 게시판에 다수 올라왔다"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해 한 대표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내달 2일 이씨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는 이씨가 한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건희(김건희 여사)는 개 목줄 채워서 가둬 놔야 돼" 등 윤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고 주장했지만, 이런 극단적 표현의 글은 제삼자가 쓴 것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린 '한동훈'이란 작성자는 한 대표와 동명이인 당원이라는 것이다. 법률자문위는 또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전체 글 53만여 건 중에서 한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907건으로 하루 평균 2.39건에 불과하다고 했다. 법률자문위는 "이를 두고 여론 조작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법률자문위는 이씨가 그동안 돈벌이를 목적으로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지속적·상습적으로 퍼뜨려 왔다고 주장했다. "한동훈이 김경율(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에게 삼성 수사 정보를 유출했고, 그 약점 때문에 내치지 못한다" "한 대표가 (한덕수) 총리에게 '야, 너 책임질 수 있어'라고 반말을 했다"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이미 당원으로 가입돼 있었다" 같은 주장을 해왔다는 것이다. 법률자문위는 "이씨와 같은 유형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유튜버 등이 다수 있었으나 모두 고발할 경우 신속한 수사가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해 최초 유포자인 이씨를 우선 고발한다"며 "수사기관의 판단이 나오면 다른 사람들도 추가로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 측이 당원 게시판 논란이 불거진 지 3주 만에 최초 의혹 제기자에 대해 고발 조치에 나섰지만, 내달 10일로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 재표결 문제까지 얽히면서 갈등은 더 복잡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친윤계의 당원 게시판 공세에 반발한 친한계가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국민의힘 일각에서 거론되는 상황이다. 재표결 때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 이상이 찬성하면 특검법안은 가결된다. 국민의힘의 친한계 의원은 20명 정도로 꼽힌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밤 YTN 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재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도 이를 의식해 한 대표에 대한 공격 수위를 낮추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당분간 당원 게시판에 관한 공개적인 발언이나 논쟁은 자제하자"고 한 데 이어, 이날은 기자들과 만나 "당직자들도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친윤계 일각에선 동시에 특검법안 재표결에서 이탈표 가능성을 거론하는 친한계를 향해 경고성 메시지도 내놨다. 조정훈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쟁을 앞으로 있을 김 여사 특검에 연결한다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재선 이상 국민의힘 의원 일부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국회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을 연기했다.

한 대표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김 여사 특검법안 재표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당원 게시판 논란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특검법 재표결 이후 친한·친윤계의 싸움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친윤계 인사는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작성된 글을 누가 썼는지에 대해선 한 대표 측이 여전히 침묵하고 있지 않으냐"라며 "이래선 논란이 가라앉기 어렵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친한·친윤계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면담이 굉장히 이상한 형태로 끝난 뒤, 친한계 의원들이 저한테 와서 (김 여사 특검법 관련) 협상을 좀 걸어오라는 얘기들을 했었다"고 했다.

[그래픽] 국민의힘 '온라인 당원 게시판' 논란 일지 기고자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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