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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연내 특별법 제정으로 권한 확보＂

전남 전체 22개 시·군 단체장은 지난 24일 정례회를 열고 "전라남특별자치도를 서둘러 설치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를 겪는 전남의 악조건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올 들어 특별자치도 설립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 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특별법 제정을 통해 특별자치도 지위를 획득하고 내년에 강원도와 전북도 사례와 같이 특례 권한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전남특별자치도 설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해선 근거가 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지난 6월 11일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 전남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뒤 지역에선 "법을 빨리 마련하라"는 주문이 쏟아진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특별법을 만들고 특별자치도로 거듭나야 정부 권한이 전남에 대폭 이관돼 지역 맞춤형 정책 시행이 가능해진다"며 "전남이 지닌 비교우위 자원을 활용한 독자적 정책 모델을 구현하면 이는 신성장 동력 창출과 실질적 자치분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하는 탓에 특별자치도 설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는 지방의 저출생과 인구감소를 불러 결국 지방소멸로 귀결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남도는 지난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관련 문건에서 '특별자치도 설치' 제목을 주제별 목차 최상단에 두 차례 배치하며 강조하기도 했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남의 지방소멸 위험지수는 전국 평균(0.615)의 두배인 0.329로 전국 1위였다. 17개 광역시·도 중 지방소멸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는 뜻이다. '소멸 위험'에 속한 전남은 최악 단계 '소멸 고위험'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소멸 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 지수는 낮을수록 해당 지역의 소멸 위험이 커진다. 소멸위험 지수는 '소멸 저위험'(1.5이상), '보통'(1.0~1.5), '주의'(0.5~1.0), '소멸 위험'(0.2~0.5), '소멸 고위험'(0.2 미만)으로 나뉜다.

전남의 지방소멸 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이유는 젊은 인구는 줄어든 반면, 고령화는 날로 심각해지기 때문. 전남 인구는 지난 9월 말 기준 179만1400여명으로 10년 전보다 5.1% 감소했다. 이 중 20~30세 여성 인구는 23.4% 급감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6.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노인 인구 비율은 19.7%. 전남 15~64세 생산가능 인구 비율은 62.9%로 전국 평균(69.5%)보다 7%쯤 낮았다.

전남은 2022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이 96조2000억원으로 전국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간 8000여명의 청년이 유출되면서 이 중 32조원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역외 유출 규모는 충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젊은 근로자들이 전남에 소재한 기업에서 일하지만, 실거주하는 다른 지역에서 소비하면서 개인 소득이 유출됐다.

전남도는 이런 지방소멸 위기를 전남특별자치도로 극복할 계획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 이상 흘렀으나 실질적 지방분권에는 미달했다는 게 전남도의 분석. 이에 따라 정부의 권한을 전남에 대폭 이관하는 지역 맞춤형 특례 126건을 발굴했다. 전남이 강점을 나타내는 에너지·관광·농어업·첨단산업 등의 분야에서 정부의 권한을 넘겨받아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가령,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할 때 도지사는 3MW 이하만 허가할 수 있다. 최근 풍력발전기 1기가 15MW에 육박하는 상황이라 발전기 1기도 허가하지 못한다. 또 해조류 '김'이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수출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으나, 김 양식장 면허권이 해수부에 있어 신속한 양식장 허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밖에 정부로부터 권한 이양을 요구하는 주요 특례는 이렇다. '저출생 대응 정책 관련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권한(복지부장관→도지사)' '지방산단 자체 조성 권한(국토부장관 등→도지사)'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산업부장관→도지사)' '농지 전용·산지 전용 일부 일괄처리(농식품부장관·산림청장→도지사)' '개발제한구역 지정·해제와 재지정에 관한 권한(국토부장관→도지사)' 등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궁극적으로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을 통해 지방의 권한을 늘리고 지방이 국가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독일 연방 주정부 수준의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고자 : 무안=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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