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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장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에서 열린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가 대규모 수출계약과 함께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한상대회는 세계 각국의 한인 비즈니스 리더들이 한류의 본고장 전북에 모여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는 자리였다.

이번 대회에서 전 세계 한인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수출 계약이 잇따라 성사됐다. 30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22차 한상대회에서 총 58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난해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제21차 대회 1900만 달러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또 2만150건의 기업미팅을 통해 수출 상담액도 6억35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역대 대회 최고 수치이며, 관람객도 1만4000여명이 찾았다.

한상대회에 참여했던 김점배(67) 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장은 "유치 당시엔 우려도 컸지만 전북이 완벽하게 준비해 역대 최고 대회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이번 대회 유치는 물론 대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수차례 한상대회를 치렀던 경험을 전북도에 전수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회장은 서남아시아의 아라비아 반도 동쪽 끝에 있는 오만에 1981년 이주한 뒤 트롤어선 7척으로 고기를 잡아 지중해와 아프리카에 유통하는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는 오만한국교민회장과 아프리카·중동한상 총연합회장, 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동협의회장을 거쳐 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회의 부의장을 역임했다. 중동·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한상(韓商)으로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대회 전부터 우려가 많았는데.

"그동안 한상대회는 대규모 컨벤션센터에서 치렀는데, 전북은 이런 시설이 없어 걱정이 많았다. 숙박시설과 교통 대책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전북의 열정과 가능성을 보고 유치를 결정했다. 실제 전북도는 재외동포청과 세계 한인회 등과 꾸준히 소통하며 대회를 준비했고 여러 가지 우려를 잠재웠다. 컨벤션센터 대신 선택했던 전북대에선 드넓은 캠퍼스를 배경으로 여러 문화 행사까지 열리며 대회 흥행을 이끌었다. 대규모 컨벤션센터가 없어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전북이 보여줬다. 전북이 작년 새만금잼버리의 실패를 교훈 삼아 잘 준비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도 대회장인 전북대에 지사 집무실을 만들고 상주하며 대회 기간 내내 한상들과 함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개막식부터 신선했다. 세계의 한상들이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입장을 했는데, 이는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이 퍼포먼스에 감동 받았던 한상들이 많았고, 나도 한민족이라는 자긍심이 생겼다. 전북만의 특색이 있는 우리 고유문화를 살려서 진행한 퍼레이드도 인상적이었다. 사전 미팅 때 방문했던 군산과 완주에서 우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먹고 국악 공연을 본 것도 기억에 남는다. 첫날부터 600만불이나 수출 실적을 달성했고, 이를 위해 공무원들이 1대1로 해외 바이어와 도내 기업을 이어주려고 동분서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눈길을 끈 기업은.

"미생물을 활용해 토양을 개량하는 기업이 눈에 들어왔다. 이 기술을 아프리카에 제대로 활용하고 홍보를 했으면 상당히 효과가 좋았을 것이다. 전북은 농업이 강한 지역이고, 아프리카는 아직 농업 개발이 덜 되어 있는 상태이다. 전북과 아프리카가 농업 분야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 특히, 전북의 농업 기술과 노하우를 아프리카에 적용해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길을 모색해 나가면 전북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북 기업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평소에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 문화는 막상 닥쳐서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시험 공부할 때 벼락치기 하듯이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기꾼에게이용당하는 일도 많다. 비즈니스를 하기 전에 현지에서 먼저 문화 교류를 하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져야 한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이런 전략이 잘 먹힌다. 아프리카는 기회의 땅이다. 영어뿐만 아니라 현지 언어를 할 수 있는 전문 통역사를 배치하고 바이어들을 상주하게 하면 아프리카는 전북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고향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오만엔 시민권과 영주권이라는 개념이 없다. 2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이 비자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발급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남은 삶을 국내, 특히 고향 장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장흥은 인구소멸 지역으로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 들어오려는 기업도 별로 없다. 나라도 고향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에 3년 전부터 양식업을 하고 있다. 작년엔 집까지 지었다. 순화여과식으로 3000평 규모로 하고 있는데, 지역에서 6명을 고용했다. 이곳에서 한 달에 식당에서 수백만원을 쓰고, 양식 자재로 수천만원의 물건을 산다. 양식장 규모를 계속 늘릴 생각이다. 이렇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면 지역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본다. 지역에 매년 2000~3000만원씩 기부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고자 : 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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