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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환승' 노하우 총정리

자기가 굴리고 있던 퇴직연금 상품을 통째로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31일부터 가능해진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31일 시작된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퇴직연금 가입자가 계좌에서 투자하고 있는 기존 상품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회사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기존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회사로 옮기려면, 보유한 상품을 모두 팔아 현금으로 바꾼 뒤에만 이전할 수 있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 와중에 중도 해지로 낮은 금리를 받거나 팔고사는 과정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도 처음 가입한 금융회사에 묶여 있기도 했다. 앞으로는 그런 번거로움과 손실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번 제도는 퇴직연금 제공 금융회사 44사 중 우선 37사에 적용된다.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iM은행, 하나증권, iM증권, 삼성생명 등 나머지 7사는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 지연 등 때문에 내년 4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한편 보험사 상품은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계좌 통째로 이동만 허용

퇴직연금 가입자로서는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 기록이 있는 은행, 증권사로 계좌를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꼼꼼히 점검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같은 상품과 같은 제도 내에서만 이전이 가능하니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퇴직연금을 그대로 옮기려면 우선 갈아타려는 금융회사가 이전 금융회사와 같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한다. 또 동일한 퇴직연금 제도 내에서만 이전 가능하다. 개인이 이전할 수 있는 퇴직연금 제도는 재직 중인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은 돈을 스스로 굴리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두 가지다. 이때 기존 퇴직연금 계좌가 DC형이라면 여기에 있는 상품을 다른 금융사의 IRP 계좌로 갈아타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또 계좌에 있는 적립금을 모두 이전하는 것만 가능하다. 만약 해당 계좌에서 운용 중인 상품 중에 사전 지정 운용 제도(디폴트옵션) 상품같이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상품이 있다면, 기존과 같이 현금으로 바꾼 뒤 이전해야 한다.

◇디폴트 옵션 등은 제외

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이나, 공모 펀드(MMF 제외), ETF(상장지수 펀드) 등 퇴직연금 계좌에서 굴릴 수 있는 주요 상품들은 대부분 실물 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상품은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미리 보유한 금융 상품의 실물 이전이 가능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전이 불가능한 상품으로는 대표적으로 디폴트 옵션 상품이 있다. 디폴트 옵션 상품은 DC형, 개인형 IRP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지시하지 않으면, 금융사가 약속한 방식대로 자동으로 운용하는 것인데 금융회사 간에 사실상 동일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적립금의 5.7%가량을 차지한다.

또 퇴직연금 상품 중 보험계약 형태로 이뤄진 상품도 실물 이전이 불가능하다. 보험사의 퇴직연금은 대부분이 보험계약 형태로 실물 이전 대상이 아닌 만큼, 퇴직연금 갈아타기는 은행과 증권사 간의 빼앗기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물 이전 어떻게 하나

A사에서 B사로 계좌를 옮기려고 하면, 옮겨가려는 B사에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한 뒤 B사에 이전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는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공식 웹사이트에서 받을 수 있다. 이후 A사가 실물 이전 가능 상품 목록, 동일한 상품이 없을 때의 처리 방안 등 유의 사항을 안내하고 가입자의 최종 의사 확인 과정을 거친다. 실물 이전 결과는 휴대폰 앱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통보받게 된다. 안지은 하나증권금융센터지점 PB부장은 "연금을 받을 때 수수료가 면제되는지 등이 금융회사마다 다를 수 있어 미리 확인해봐야 한다"며 "과거 수익률과 운용 방식 등이 공시돼 있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잘 비교해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래픽] 주요 은행·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액 / 퇴직연금 1년 수익률 기고자 :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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