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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규모 건설사 제일건설이 총수 일가 소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100억원 가까운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제일건설과 계열사에 과징금 총 96억8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일건설은 공공 택지 아파트 분양과 건설을 주력으로 하며 '풍경채'라는 브랜드의 아파트를 짓는 회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2016~2023년 계열사인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을 공공 택지 사업의 공동 시공사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 몰아준 일감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두 곳을 합쳐 2422억원이다. 제이제이건설은 제일건설의 최대 주주인 유재훈 전 사장과 배우자 등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제이아이건설은 제이제이건설의 자회사다.

두 계열사는 모두 아파트를 시공할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총수 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부당 지원이 이뤄졌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해당 기간 제이제이건설의 총 시공 매출에서 부당 지원으로 인한 매출 비율은 83.3%에 달했다. 제이아이건설은 49.3%였다. 일감 몰아주기로 이들의 시공 능력 평가 순위도 훌쩍 뛰었다. 제이제이건설은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상승했다. 또 이 과정에서 두 곳은 공공 택지 1순위 청약 자격 요건인 '3년간 주택 300세대 건설' 조건을 충족하게 됐고, 실제 각각 공공 택지 추첨에 당첨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견기업집단에서 부당 지원 행위를 적발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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