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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위급한 환자 많다＂ 안 받아줘

체감 온도 40도에 이르는 폭염(暴炎)에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지내던 40대 기초수급자가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도봉소방서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51분쯤 "사람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쌍문동의 한 편의점에 도착했다. 40대 A씨가 이온 음료를 꺼낸 뒤 바닥에 쓰러졌던 것이다. 당시 감시 카메라 화면을 보면 A씨는 일어나려고 했으나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다리를 떨었다.

구조대원이 측정한 A씨의 체온은 40도. 뇌 손상이 우려되는 상태였다. 구조대는 당초 A씨 요구대로 인근 집으로 그를 옮겼으나 집 내부에 쓰레기가 쌓여 있어 진입이 어려운 데다, A씨를 혼자 둬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인근 병원 14곳에 A씨 이송을 문의했으나 '더 위급한 중환자가 많다'는 이유 등으로 거부당했다. A씨는 신고가 들어온 지 1시간 46분이 지난 오후 12시 37분에야 12㎞ 떨어진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지만 열사병 진단을 받고 숨졌다.

9일 본지 기자가 방문한 A씨 자택은 10가구가 거주하는 3층짜리 다세대 주택이었다. 16.5㎡(약 5평) 남짓한 단칸방엔 빈 막걸리병과 이온 음료, 숙취 해소 음료 페트가 가득 차 있었다. 에어컨은 없었고 낡은 선풍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몇 초만 서 있어도 숨이 막힐 정도로 건물 안 열기가 높았다. 이웃 주민들은 "주민센터 등에 집 청소를 의뢰했으나 A씨가 거절했다"며 "사망 소식이 안타깝다"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올여름 폭염으로 전국에서 온열 질환 사망자가 19명 발생(7일 기준)했다고 밝혔다. 온열 질환자는 2004명이었다. 기고자 : 김보경 기자 김지수 인턴기자(연세대 경영학과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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