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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경기 양주시 서울우유 공장.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우유가 담긴 1.8L짜리 플라스틱 병에 뚜껑, 라벨이 순서대로 결합돼 출고됐다. 우유병과 뚜껑은 경기 파주, 라벨은 안산에서 각각 만들어져 양주 공장에서 제품으로 합쳐진다. 공통점은 라벨을 포함해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모두 폴리에틸렌(PE) 재질이라는 것이다.

서울우유는 2009년부터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재질을 통일했다. 분리 배출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제품에 붙은 라벨은 비닐로, 병과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나눠 버리는 수고를 덜기 위한 조치였다. 상품엔 '우유병과 라벨, 뚜껑의 재질이 모두 동일하여 함께 분리 배출 해주셔도 된다'는 문구가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들해진 국내 분리 배출을 늘리기 위해선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 재질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분리 배출 열기가 식은 이유 중 하나로 쓰레기를 품목별로 분류해 따로 버려야 하는 '재활용 피로감'이 꼽힌다. 재질을 통일하면 플라스틱으로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재질이 다양하다. 열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아 음료병 등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폴리에틸렌, 가볍고 단단해 식품 포장용기·자동차 부품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 가볍지만 열에 민감해 환경 호르몬이 나올 수 있는 폴리스티렌(PS), 랩으로 주로 쓰는 폴리염화비닐(PVC) 등이다. 분리 배출을 하더라도 재활용 가치를 높이려면 같은 플라스틱끼리 선별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선별 기술로는 플라스틱과 아닌 것을 구분만 할 뿐, 재질까지 효율적으로 분류하진 못하고 있다. 이에 생산 단계에서 가급적 품목별로 플라스틱 재질을 하나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분리 배출과 선별 효율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소비자 단계에서 분리 배출하고 재활용해서 해결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며 "생산 단계에서 재질·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선별·재활용 기술을 발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박상현 기자 이예진 인턴기자(서울대 심리학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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