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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몸에서 왜 체형 바뀌었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 중 한 명은 체조계의 '살아있는 전설' 시몬 바일스(27·미국)다. 기계체조 개인 종합·도마·단체전까지 이번 올림픽 3관왕을 달성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만 7개. '체조의 신'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업적이다. 바일스 실력 못지않게 주목받은 건 체형이다. 바일스는 키 142㎝에 몸무게 47㎏로 탄탄한 근육질 몸을 가졌다. 기계체조는 근력이 바탕이 되는 종목이지만, 과거 체조 선수들은 호리호리한 체형이 많았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해 평행봉 위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던 루마니아 선수 나디아 코마네치. 당시 15세였던 그는 올림픽 체조 사상 처음 10점 만점을 받으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코마네치는 키 153㎝, 체중 39㎏로 지금 바일스보다 키가 11cm 더 크지만, 몸무게는 8㎏이 덜 나갔다.

이번 올림픽에선 바일스처럼 근육질 여자 체조 선수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런 추세는 우선 여자 체조계가 근력을 더 키워 전보다 더 어려운 기술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영향이다. 외신은 바일스 같은 선수들이 도마에서 더 높게 뛰고, 더 많이 회전하면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통 근육량이 적은 중국 여자 체조 선수들은 10년 넘게 도마에서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출전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체조연맹(FIG)은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1997년 이후 올림픽 출전 최소 연령을 16세로 올렸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더 오랜 시간 동안 훈련하고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기 때문에 근육량과 체력 면에서 더 강해진 다음 경기에 나서는 셈이다. 외신은 전문가 말을 인용해 "미국 체조팀 평균 연령이 1992년 약 16세에서 2024년 22세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미 CNN은 "바일스를 보면 여자 체조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다"면서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과거 체조계는 선수들을 잔인하고 기이한 방식으로 유아화하는 문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근육질로 변하는 체조 선수들 체격을 보는 시선은 아직 그렇게 우호적이진 않은 편이다. 체조 팀에서 몸매가 통통하다는 이유로 퇴출당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멕시코 체조 선수 알렉사 모레노도 147㎝·45㎏로 상대적으로 체격이 우람한 편에 속했는데 이를 일부에서 "뚱뚱하다"면서 조롱한 일이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이를 두고 "45㎏ 여자 체조 선수에게 뚱뚱하다는 비난이 쇄도한다"면서 개탄하기도 했다. 바일스 역시 여전히 '근육이 너무 많다. 여성스럽지 않다'는 폄훼에 시달린다.

이에 대해 바일스는 소셜미디어에 부당한 시선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바일스는 "다른 많은 직업처럼, 체조에서도 성과와는 무관한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기준에 맞춰 당신의 아름다움을 정의하려고 한다"면서 "아무도 저나 당신에게 미의 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말할 자격이 없다"고 올렸다.

[그래픽] 2024년 바일스 vs 1976년 코마네치 기고자 : 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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