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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49㎏급 올림픽 2연패 이루고
2002년부터 이끈 최영석 감독에
엎드려 감사 표시한 뒤 은퇴 선언

태국 태권도 영웅은 2연패(連霸)가 확정되자 '해냈다'는 표정을 짓고 두 팔을 든 채 껑충껑충 뛰며 포효했다. 곧바로 감독에게 달려가 부둥켜안고 태국 국기를 펼쳤다. 이후 선수는 매트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엎드려 감독에게 큰절을 올렸다. 감독도 선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맞절로 경의를 표했다. 경기장을 수놓은 사제(師弟)지간 모습에 관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파니팍 웡파타나낏(태국)은 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전에서 궈칭(24·중국)을 라운드 점수 2대1(6-3 2-3 6-2)로 꺾었다. 1997년 8월 8일생인 웡파타나낏은 생일을 하루 앞두고 금빛 쾌거를 이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태국에 처음으로 태권도 금메달을 안긴 그는 태국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도쿄에서 웡파타나낏 금메달은 태국이 딴 유일한 금메달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태국 '첫' 금메달로 기록됐다.

웡파타나낏은 태국의 태권도 영웅이자 선각자로 꼽힌다. 일곱 살 때 아버지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2000년 시드니 올림픽)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이때부터 내심 올림픽 참가 꿈을 꿨다. 어려서는 육상, 수영, 배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즐겼지만, 결국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가장 애착이 큰 태권도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약 13년 전 최영석 감독을 만났다. 최 감독은 2002년부터 태국 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태국을 태권도 강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호랑이띠인 데다 선수들을 엄격하게 훈련시켜 '타이거 최'라고도 한 그가 부임한 이후 태국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연이어 메달을 수확했다.

2016 리우 대회 때 동메달을 목에 건 웡파타나낏은 이후 대회에선 시상대 꼭대기까지 오르며 최 감독 '수제자'가 됐다. 최 감독은 도쿄 대회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당시 총리에게 태국 스포츠 최고 지도자상을 받기도 했다. 최 감독은 지난 2022년 '찻차이 최'라는 이름으로 태국 국적을 얻었다.

웡파타나낏은 이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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