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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경계 접한 7곳 도로명 주소

서울 외곽을 한 바퀴 빙 둘러볼 수 있는 156.5㎞ 길이의 '서울둘레길'이 논란에 휩싸였다. 도로명 주소를 정하는 것을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 사이에 '이름 쟁탈전'이 벌어진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둘레길로 불린 만큼 도로명 주소도 똑같이 하자"는 입장인 반면 경기도는 "경기도 땅도 지나는데 왜 '서울'이라는 이름을 붙이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번 도로명 주소를 둘러싼 신경전은 지난 3월 서울시가 행안부에 '주소 부여 신청'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021년 산길·산책로에도 도로명을 지정해 사고가 났을 때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도로명 주소법'이 개정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 외곽 산길·산책로의 도로명 주소를 '서울둘레길'로 지정하기 위해 도로 실측 등 실무를 진행해 왔다.

문제는 서울둘레길 전체 구간 중 7곳이 행정구역상 서울·경기의 경계를 오가거나 아예 경기도 지역에 있다는 점이다. 구리와 하남, 의정부, 안양, 광명, 고양시 등과 접해 있고, 모두 합치면 10㎞ 정도 된다.

서울시는 일부 경기 지역에 포함되더라도 이름은 모두 '서울둘레길'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2014년부터 서울둘레길을 정비해 개통했고 21개 코스로 나눠서 지금도 운영 중"이라고 했다. 또 "전체 156.5㎞ 구간 중 경기도에 해당하는 부분이 6%에 불과하다"며 "시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울둘레길로 통일하는 게 도로명 주소를 만드는 취지에 맞지 않느냐"고 했다.

도로명 주소 부여 움직임을 뒤늦게 알게된 경기도는 즉각 반발했다. "아무리 길이가 짧아도 경기도 땅"이라는 것이다. 구리시는 "아차산 쪽에서 겹치는 2.08㎞ 산책로는 우리도 '구리둘레길'로 운영 중"이라고 했고, 하남시는 "우리 쪽 길은 산길이 아니라 건물이 있는 곳"이라며 "주소가 '경기도 하남시 서울둘레길 OO'이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경기도는 대안으로 '한누비길'이라는 새이름을 제시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한강의 '한'과 두루 누빈다는 뜻의 '누비'를 합친 이름으로, 서울·경기를 아우르는 의미"라고 했다.

양측은 지난 3월부터 수차례 만나 협상을 벌였으나 불발됐다. 서울시는 "한누비길은 아무도 모르는 뜬금없는 이름"이라고 했고, 경기도는 "이럴 거면 그냥 각자 알아서 도로명을 짓자"고 했다.

결국 공은 행안부로 넘어갔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중앙주소정보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래픽] 서울·경기 행정구역이 겹치는 둘레길 7곳 기고자 :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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