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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 양궁 사상 첫 대기록

3일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이 열린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사대(射臺). 임시현(21·한국체대·사진)과 남수현(19·순천시청)이 서 있었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지만 경기 내내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개인전 승부에서만큼은 서로 방심할 수 없는 적수였다. 임시현이 10점을 쏘면 남수현도 10점, 임시현이 9점을 쏘면 남수현도 9점을 쐈다. 그러다 임시현이 2세트에서 두 번째 화살을 10점 과녁에 꽂으면서 앞서 나간 게 컸다. 임시현은 3세트도 가져오면서 승기를 잡았고, 4세트를 내준 뒤 5세트 마지막 화살을 10점에 꽂아 승부를 마무리했다.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임시현은 이번 올림픽 3관왕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을 석권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안산(23·광주은행)에 이어 한국 양궁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올림픽도 3관왕. 한국 양궁 역사상 유일한 업적이다. 임시현은 "작년 아시안게임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것 같냐는 말을 누군가 했었다. 내가 그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면서 웃었다.

임시현은 중학생이 되자마자 집이 있는 강원도 강릉을 떠나 원주에 있는 학교에서 합숙 훈련을 하면서 매일 화살을 1000발 정도 쐈다. "그때 자세를 잡은 게 지금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임시현은 지난달 25일 올림픽 랭킹 라운드에서 세계 신기록(694점)을 세우며 3관왕을 예고한 바 있다. 만 21세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휩쓴 그에게 남은 목표는 한국 여자 양궁 사상 최다 금메달. 선배 김수녕(금 4) 기록을 노린다. 김수녕은 1988 서울 올림픽 2관왕(개인·단체), 1992 바르셀로나와 2000 시드니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1개씩 따냈다. 한국 여자 스포츠 선수 중 최다 기록인데, 임시현은 2028 LA 올림픽에서 전인미답 경지를 바라본다.

은메달을 딴 남수현도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신예다. 임시현은 남수현에 대해 "진정한 '연습벌레'"라고 전했다. 기고자 : 파리=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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